온산 대한유화·울산 SK종합화학 인력 타깃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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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이 울산 온산부지에 5조원 이상을 투입, 대규모 석유화학시설 조성에 나선다. 공장이 들어설 부지는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공장이 있던 자리로 기존 에쓰오일 온산 공장과 3~5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새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공장 운영에 약 400명의 상주 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 인력들을 어디서 구해오는지다. 국내 대표적인 석유화학 공업단지는 크게 여수, 대산, 울산 3곳으로 에쓰오일이 검토 중인 설비 투자를 진행한다면 이 세 곳에서 인력을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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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사 관계자는 “석유화학 공장 운영에는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숙련공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수가 많지 않고 전체 숙련공의 절반 이상은 정년이 5~10년 남았다”며 “국내 대형 정유·화학 업체들이 하나 둘 나프타분해시설(NCC)설비를 증설하는 상황에 관련 인력을 충원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이어 “여수나 대산 쪽의 인력들은 이미 LG, 한화, 롯데 등 대기업 직원인 경우가 많고 자녀의 학교 문제 등으로 굳이 울산까지 이직을 할 이유가 없다”며 “에쓰오일이 인력을 고용한다면 같은 산업 단지에 속한 대한유화나 인근 울산단지에 있는 SK종합화학에서 사람을 구하려 할 것”이라 말했다.
SK종합화학과 대한유화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SK종합화학의 경우 직원들이 회사 브랜드 가치와 연봉 등 처우 면에서 이직할 동인이 크지 않다는 평이다. 반면 대한유화의 숙련공들에게는 에쓰오일이 매력적인 이직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쓰오일의 1인 평균급여액은 남녀 각각 7400만원, 4100만원으로 대한유화의 4800만원, 2200만원 보다 높다. SK종합화학의 1인 평균급여액은 남녀 각각 8900만원, 5000만원 수준이다.
캡티브 시장과 미래 성장동력이 부족한 점도 대한유화의 약점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경쟁 석유화학 업체인 LG화학, 한화케미칼 등은 대기업 그룹에 속해 생산한 제품을 소비할 수요처가 확실하고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등 미래 성장 동력도 준비 중이다”며 “사실상 개인 기업인 대한유화는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외 제품 포트폴리오가 없어 미래 먹거리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대한유화 측은 “인력 유출과 관련해 증권가 예측이 나오고 있는 것은 회사도 인지하고 있다”며 “에쓰오일 발표대로면 2023년쯤 발생할 일로 현재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 현재 인력을 잡기 위한 방안을 따로 준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SK종합화학도 “투자 발표는 있었지만 실제적인 움직임은 없고 2023년까지는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현재 대응하기엔 지나치게 이른 이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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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8월 2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