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등 해외 시장 투자에도 적극
한국형 씨티은행 모델 나올까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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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계열사 IB 조직을 한데 모은 GIB(Global Investment Banking)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2020년 상반기 이익 목표만 6000억원이다. 신한은 보수적이고 느리다는 선입견이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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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신한금융 GIB 사업부문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2422억원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이익이 60% 가량 증가했다. 작년 하반기 신한금융 GIB의 수익은 1500억원이었다.
신한은행, 금투에 지난해 생명, 캐피탈까지 더해지면서 조직이 커졌다. 이들의 컨트롤 타워는 이동환 신한은행 부행장이 맡고, 그룹차원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부행장은 신한은행 자본시장본부장, 신한금융지주 IR부장을 지냈으며, 굿모닝증권 조흥은행 등 M&A 딜(Deal)을 이끌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나서 순익 목표를 챙기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그룹의 분기 이자 수익이 2000억원 선에 머물자 해법을 GIB에서 찾고 있다. 2020년까지 6000억원을 달성하려면 분기 1000억원 수준인 이익을 15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순익 대부분이 비이자 수익인 점을 감안하면 주선수수료, 자기자본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 부문 전체의 이자 수익은 오히려 마이너스다.
신한 GIB 내에선 새로운 순익 목표를 맞추려면 기존의 방식으로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영업 방식도 공격적으로, 인력, 조직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심사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은행의 심사 방식으론 분기 순익 1500억원은 사실상 힘들다고 판단한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금융 등을 벤치마크 삼아 심사부문의 사고를 투자금융(IB)에 적합하도록 바꾸고 있다.
한 신한금융지주 고위급 관계자는 “인수금융을 예로 들면 예전에는 확실히 인수단이 꾸려져야 딜에 참여했다면 앞으로는 선제적으로 총액인수 후에 인수단을 꾸리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려한다”라고 말했다.
총액인수를 한 경우 이를 분배할 통로 확보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단기적으로 은행의 영업력을 활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금투가 딜을 소싱하고 은행-생명-캐피탈이 같이 투자하는 방식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에 있었던 수도권 광역급행 철도 A노선(GTX-A)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에선 현대건설을 제치기도 했다. 사업비가 3조3600억원에 이르는 사업을 금융사가 맡은 첫 사례다. 민자사업의 핵심역량이 ‘시공’에서 ‘금융’으로 바뀌는 트렌렌드를 간파한 덕이다.
이 외에도 해외 시장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신경을 쓰는 곳은 베트남, 인도네시아다. 이들 기업의 자금조달을 도와주면서 해외 현지 네트워크를 쌓고 있다. 또한 해외 SOC, 항공기 금융, 호텔 인수 등 돈이 되는 사업에는 가리지 않고 뛰어들고 있다. 은행, 증권이 하기 힘든 초기 기업 투자는 캐피탈이 나선다.
신한금융 GIB가 연간 6000억원 이익 목표를 달성하면 지난해 전체 비은행 부문 순이익(1조3700억원)의 절반을 신한금융 GIB가 하게 된다. 계열사만 놓고 보면 신한은행(1조7000억원)-신한카드(9100억원) 다음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한금융 GIB의 안정적으로 정착한다면 한국형 씨티은행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라며 “동남아시아 현지화에도 성공한다면 이자 장사만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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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9월 1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