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법인 양수 방법 놓고 엇갈리는 증권업계
입력 2018.09.28 07:00|수정 2018.09.27 17:55
    롯데칠성, 맥주 부진… 수익 시너지 낼만한 법인 양수 예상
    유상증자 vs 자체 현금… 양수 자금 놓고 증권업계 시각 엇갈려
    수익성 회복 어려운 점 고려하면 '유상증자' 쪽에 무게 실려
    • 맥주 등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칠성음료가 연내에 롯데지주로부터 법인 지분을 양수하는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칠성의 지분 양수 자금 조달 방법을 놓고 증권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지난해 10월 롯데칠성은 지주체제 전환을 위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했다. 투자회사는 롯데지주, 사업회사는 롯데칠성이 됐다. 이 과정에서 롯데칠성이 보유한 계열 및 투자회사로 있던 주류도매 및 음료제조사 10여곳의 지분이 롯데지주로 넘어갔다. 백학음료(86.06%)를 제외하고는 각각 지분 100%가 롯데지주로 이관된 상태다. 그 밖의 일부 계열사는 롯데베버리지홀딩스(싱가포르)와 충북소주 등의 법인 아래에 있다.

      롯데칠성은 자산이 분할되면서 재무여력이 감소한 데다 맥주 사업의 부진으로 차입금이 늘면서 재무구조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선 롯데칠성이 그나마 실적 시너지를 낼만한 계열사의 지분을 다시 양수할 것이라는 것에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만 롯데칠성의 경우 롯데제과와 달리 해외보단 국내 법인의 지분을 되찾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 롯데칠성의 법인 지분 양수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한 지분 양수와 자체 현금창출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시각으로 나뉜다.

      우선 유상증자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쪽에선 국내 법인의 규모가 크지 않은 점을 이유를 들고 있다. 롯데제과는 주요 수익원이 해외에 포진해 있고 가져올 만한 해외 법인이 많기 때문에 유상증자가 필요하지만 롯데칠성은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지주가 보유한 법인들 중 주류제조는 충북소주, 음료제조는 씨에이치음료 정도가 지분 양수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주에 넘긴 계열사들의 이익기여도가 롯데제과가 넘긴 법인들과 비교했을 때 크지 않은 편이라 연내 양수를 진행할지는 미지수"라며 "지분을 양수할 만한 계열사가 2~3개 정도로 꼽혀 기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양수할 경우 롯데칠성의 현금창출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롯데칠성이 법인 양수를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는 쪽에선 '차입금 증가'에 주목했다. 롯데칠성은 맥주 사업의 부진으로 차입금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시설 투자 등을 감안하면 잉여현금으로 법인 지분 양수는커녕 차입금 상환도 버거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롯데칠성의 재무구조가 나빠지면서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의 이익창출력이 약화되고 당분간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 쪽으로 무게가 좀 더 실리는 분위기"라며 "롯데칠성이 처음처럼(소주)으로 성공한 후 클라우드(맥주)를 출시하며 맥주 시장에도 뛰어들었지만 판매 부진으로 초기 투자비 및 판촉비 부담만 가중되고 적자 폭이 커지는 상황이라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창출 시너지를 그나마 낼 수 있는 음료나 소주 쪽 법인 양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