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시너지 낼 수 있는 법인 양수하는 작업 진행 중
롯데제과 다음은 롯데칠성…충북소주·씨에이치음료 물망
지주 전환 불가피한 선택…"기업 가치 훼손은 결국 주주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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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가 출범 1년도 안 돼 지주 아래에 있는 법인들을 다시 계열사로 넘기느라 여념이 없다. 롯데제과는 유상증자를 통해 롯데지주로부터 일부 해외법인을 양수했고 다음은 롯데칠성음료가 법인 양수에 나설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이달 초 롯데지주는 현물출자 방식으로 롯데제과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해외법인인 라하트, 길리안, 콜손의 지분을 롯데제과로 넘겼다. 롯데지주가 롯데제과 존속법인을 바탕으로 롯데칠성, 롯데푸드, 롯데쇼핑 신설법인을 합병하는 바람에 롯데제과는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다수의 주요 법인들을 지주로 양도한 바 있다.
롯데제과는 롯데지주 출범으로 브랜드 사용료 수익이 사라진 데다 실적 부진까지 겹친 상황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사에 편입된 해외 제과 계열사 지분을 양수해 현재의 위기를 탈출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롯데칠성 역시 분할·합병되는 과정에서 일부 법인들을 지주에 양도한 상황이라 롯데제과처럼 주요 법인 양수에 나설 여지가 크다. 증권업계에서는 롯데칠성도 빠르면 연내에 일부 법인을 양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중에서 충북소주와 씨에이치음료 등 국내법인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지주와 계열사들이 법인을 양도했다가 다시 양수하는 이유는 법인세법상의 적격분할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일반합병을 하게 되면 피합병 회사에는 양도손익에 대한 과세가 발생하고, 합병하는 회사는 합병매수차익에 대한 과세 등이 발생한다.
하지만 법인세법상 지주사 등이 피합병 회사의 사업을 그대로 가져와 계속해서 그 사업을 할 목적으로 합병하는 것이라면 이를 적격합병으로 보아 과세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고 미래로 이연시켜 세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즉 롯데는 적격분할 요건을 갖출 경우 '양도손익'이 없는 것으로 보고 과세를 이연할 수 있기 때문에 계열사의 법인을 가져왔다가 다시 주는 과정에 품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과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법인을 양도 및 양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업 가치 훼손과 그로 인한 주가 하락은 결국 '주주의 몫'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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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의 주가는 지주 전환 전에 20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지주가 롯데제과 존속법인을 바탕으로 설립된 탓에 롯데제과는 지주에 해외법인을 양도하고 재상장을 하면서 기업 가치가 훼손됐고 한때 주당 13만9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해외법인 양수를 위한 유증 공시로 15만원대에 머물던 롯데제과의 주가는 단숨에 17만원대로 뛰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앞서 기업설명회(NDR) 등을 통해 해당 법인들을 1년 내에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등으로 양수할 것이는 뜻을 내비친 바 있어 예견된 수순이긴 하다"며 "롯데제과가 유증을 공시한 다음 거래일에 주가가 12.38% 급등했는데 그만큼 법인의 양도 및 양수 작업이 해당 기업의 가치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지주 전환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를 끊고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는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업 가치 훼손과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피해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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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9월 2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