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롯데 IPO' 갈증 컬처웍스로 채울까
입력 2018.10.05 07:00|수정 2018.10.15 08:58
    삼성증권, 롯데 블록딜·회사채 등 담당해도 IPO는 놓쳐
    내부적으로 롯데 계열사 IPO 대표주관 맡는 게 목표
    롯데, 컬처웍스 IPO 만지작… IB들 에쿼티 스토리 구상
    • 삼성증권이 롯데 계열사 기업공개(IPO)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갈증 해소는 물론 '증권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증권은 최근 몇 년간 다른 대형 증권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에 비해 IPO실적이 현저히 부진하다. 2016년 코스피와 코스닥 IPO 규모가 6년 만에 최대치로 급증할 때도 금융투자협회 집계 IPO 공모금액 기준 8위에 머무르며 자존심이 꺾인 바 있다.

      여기에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 IPO 최대어로 꼽히던 SK루브리컨츠의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면서 대표 주관사로서 입지가 더 좁아졌다. 이로 인해 대기업 계열 IPO 주관 실적이 필요한 여서 '롯데'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증권이 유독 '롯데 IPO'에 유독 갈증을 느끼는 이유도 있다. 과거 롯데 관련 거래 레코드, 그리고 일부 롯데 계열 IPO 대표주관에서 고배를 많이 마신 경험이 거론된다.

      그간 삼성증권은 롯데 계열사 블록딜이나 회사채 등의 거래를 진행하면서 '해결사'를 자처해왔다. 2015년 12월 일본롯데가 한국 롯데제과와의 사업협력 강화차원에서 롯데제과 지분 7.9%(11만2775주)를 공개매수하기로 했을 때 공개매수 대리인이 삼성증권이었다. 롯데 계열사 회사채 발행 대표주관도 담당한 바 있다. 이달 발행된 롯데케미칼 무보증사채 역시 삼성증권이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대표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호텔롯데와 올해 IPO를 진행한 롯데정보통신에서 대표 주관사 자리를 모두 미래에셋대우에 넘겨줬다.

      현재 롯데의 경우 롯데정보통신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하면서 다른 계열사의 IPO를 고민 중이다. 특히 롯데 계열사 신용도의 '열쇠'를 쥔 롯데쇼핑이 롯데컬처웍스 지분 100%를 보유 중인 점을 감안, 롯데컬처웍스의 IPO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형증권사들의 접촉 움직임도 적지 않다.

      이에 삼성증권은 롯데컬처웍스 IR 전략 및 에쿼티 스토리를 구상해 롯데 측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의 현 주가는 나쁘지 않더라도 어쨌든 공모가 산정과정에서는 이미 한 차례 실망한 점을 감안한 접근으로 풀이된다. 롯데정보통신 IPO를 경험 삼아 대표주관사에게 IPO를 주관하는 것 외에도 추가적인 기여와 역할에 대한 기대를 높일 것이란 게 IB업계의 관측이다.

      사실 롯데 계열사 중 최대 규모 IPO가 될 호텔롯데는 삼성 계열사 호텔신라와 경쟁 관계라 삼성증권이 IPO주관사가 될 가능성이 낮다. 그러니 롯데컬처웍스에 더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를 추진할 때 해당 기업은 주요 내용을 대표주관사에 공개해야 하니 호텔신라 관계사인 삼성증권에 주관사를 맡길 가능성은 낮다"며 "IB들이 내년 코스닥 IPO는 어느 정도 세팅된 상태지만 코스피나 대기업 IPO는 올 연말에서 내년 초 사이에 접촉하는 경우가 많아 삼성증권 역시 롯데 쪽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