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열사 처분 및 호텔롯데 IPO 기대감↑
롯데, 인하우스 증권사 부재…IB 입장에선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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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와 동시에 지주회사 체제 개편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투자은행(IB)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롯데지주가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을 양수해 식품과 유통부문에 이어 화학부문을 자회사로 편입했고, 호텔롯데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져서다.
롯데케미칼의 지주 편입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면서 롯데의 '다음 스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그룹이 비상장 계열사들을 순차적으로 상장할 예정이어서 신 회장 복귀 후 IB하우스들도 전략을 구체화하는 분위기다. 물망에 오른 비상장 계열사는 롯데컬처웍스·롯데지알에스·코리아세븐·롯데렌탈·롯데건설·호텔롯데 등이며 롯데컬처웍스와 롯데지알에스, 코리아세븐은 롯데지주 내부에서도 검토를 이어오고 있는 딜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를 설립하고 지난 4월 추가 분할합병 작업을 통해 출자 고리도 모두 끊어냈으나 아직은 '미완' 상태다.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그룹 내 증권사가 없다는 점도 IB들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롯데케미칼의 지주 편입에 이어 지배구조 개편을 완성하기 위한 다음 스텝으로 롯데카드 등의 금융계열사 처분과 호텔롯데 IPO가 꼽힌다. 외부에 매각하든 지주에 편입되지 않은 다른 계열사 아래에 두든 어떤 방식으로라도 금융계열사에 대한 작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의 지주 편입이 마무리되면서 호텔롯데의 상장 시기가 예정보다 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개선되고 상장 타이밍만 맞으면 호텔롯데 IPO를 롯데 입장에서 안 할 이유가 없다"며 "일본 구주들을 깔끔하게 정리하면서 국내 지분율까지 한 번에 높이려면 IPO 속도가 더디겠지만 하나씩 단계별로 진행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롯데지주와의 합병을 작업한다면 IPO 시기가 예상보다 당겨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롯데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된 딜을 가져오기 위한 열쇠는 지배구조 완성을 위한 '혜안'을 누가 더 잘 제시하는가에 달렸다는 게 IB업계의 시각이다.
비상장 계열사의 IPO라고 하더라도 개별 딜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롯데지주 완성'이라는 큰 그림에 맞물린 탄탄한 에쿼티 스토리(equity story; 상장 청사진)를 어떻게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게 공통 의견이다. 특히 호텔롯데는 케미칼 외에도 물산, 건설 등의 지분을 골고루 보유하고 있어 IB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거래다. 미래에셋대우가 호텔롯데 IPO 대표주관사를 맡고 있는 상황이지만 변경될 여지도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뉴롯데' 완성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자금조달부터 인수합병(M&A) 등의 IB 먹거리가 많아질 전망"이라며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해결사' 역할을 한다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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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0월 1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