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네트웍스 놓고는 눈치만
법 개정되면 CJ파워캐스트도 지분 정리도 불가피
CJ푸드빌·에스지생활안전 등 규제 대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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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에 계열사 지분 정리 과제가 쌓이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CJ올리브네트웍스 외에도 CJ파워캐스트, CJ푸드빌, 에스지생활안전 등이 대상으로 지목됐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가 현실화하면서 재계는 적극 대응에 나섰고 이와 관련해 인수합병(M&A)도 이어지고 있다. CJ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입법예고된 이후에 뚜렷한 '액션'이 없는 상황이다.
CJ도 연초에는 이에 대응한 바 있다. 손경식 회장이 지난 3월 CJ그룹 임원 차량을 공급하는 계열사인 조이렌트카 지분 100%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조이렌트카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외삼촌인 손 회장 일가가 소유한 회사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 상황이었다.
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겨누고 있는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정리에 대해선 신중한 분위기다.
CJ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 중 하나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공개(IPO)다. 신주 모집과 구주 매출을 병행해 총수 일가 지분율을 낮출 수 있다. 연초만 해도 CJ올리브네트웍스의 IPO가 점쳐졌다. 하지만 실적과 시장이 모두 뒤를 받쳐주지 못해 지금은 흐지부지된 상태다.
총수 일가 입장에선 증여세도 염두에 둬야 한다. 관련 법안에 따르면 지분을 증여받은 후 5년 기한 내에 상장해서 주가가 오르면 증여세도 그 만큼 늘어난다.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은 2015년 12월 이 회장으로부터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증여받았다. 따라서 2020년까진 CJ올리브네트웍스의 IPO가 조심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방안은 한화S&C 사례처럼 CJ올리브네트웍스를 물적분할한 후 총수 일가의 지분이 없는 계열사에 붙이거나 외부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CJ그룹 입장에서는 후자보단 전자를 선호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법이 개정되면 CJ올리브네트웍스 아래에 있는 CJ파워캐스트도 문제다. 총수 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직접 보유한 회사는 물론 해당 회사가 지분을 50% 이상 보유해 총수 일가가 간접 보유한 계열사 등에 대해서도 규제가 확대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2016년 9월 이 회장 동생인 이재환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던 자회사 CJ파워캐스트를 합병해 몸집을 키웠다. CJ파워캐스트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라 총수 일가가 간접 보유한 계열사에 해당돼 정리가 불가피하다. 그 밖에 CJ가 96.02%의 지분을 보유한 CJ푸드빌과 총수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에스지생활안전도 마찬가지다.
CJ그룹 측은 총수 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는 것에 대해선 법안 개정이 확정되기 전이라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된 게 없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에 빠른 시일 내에 선제적 대응에 나설지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유치 등을 통해 총수 일가 보유 지분율을 50% 아래로 낮추는 방식으로 규제 이슈를 비켜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것"이라며 "하지만 CJ그룹 주가가 전반적으로 빠져 있는 상황에서 유상증자는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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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0월 0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