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비중 25% 유통… M&A 자금은 부족하다는 평
O4O는 결국 무인화와 연결…향후 인력 조정 난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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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향후 5개년 투자 계획을 밝혔다. 시장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다. 화학부문의 투자 계획에 대해선 수긍하는 분위기지만 유통부문은 ‘모르겠다’는 지적이다.
롯데의 이번 투자 계획은 화학부문으로 수혜가 집중됐다는 평가다. 롯데케미칼이 롯데 재건을 이끌 ‘캐시카우’로 떠오르면서 50조원의 투자 계획 중 20조원가량이 화학·건설로 배정됐다.
자금력을 등에 업은 롯데케미칼이 국내외 설비 신·증설을 위한 M&A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시장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석유화학산업 특성상 새로운 생산 설비를 짓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M&A를 통해 발빠른 시장 공략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롯데케미칼은 2016년에는 미국 화학 기업인 액시올(Axiall Corporation) 인수를 검토했고, 2017년에는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스(JAC) 인수전에 뛰어든 바 있다. 롯데케미칼이 미국 현지에서 다수의 화학 기업과 접촉 중인 점도 M&A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유통부문의 투자 계획은 ‘빛 좋은 개살구’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는 50조원 중 12조5000억원을 유통부문에 할당했다. O4O(Online for Offline;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강화)와 복합쇼핑몰 개발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물류 확장 등에 실질적으로 투입되는 금액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에선 롯데의 ‘채용 계획’을 변수로 꼽았다. 롯데가 향후 5년간 7만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특히 유통부문의 이커머스(e-commerce) 분야에서 많은 채용을 예고해 배정된 투자금 상당 부분이 인건비에 투입될 여지가 크다고 해석했다. 미니스톱 인수를 제외하면 유통부문에서 M&A 등 확장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O4O 강화 계획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롯데가 O4O 전략은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과의 연계성이 높은데 향후 대규모로 채용한 인력에 대한 조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의 유통·식품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글로벌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투자 계획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일본 등의 유통 시장에선 무인화 바람이 일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채용이 실현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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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0월 28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