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전쟁 속 국내 반도체 업체 몸값 상승
연해주 콩값 오르며 농장 소유한 롯데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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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여파가 국내 경기와 증시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몇몇 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인프라 구축 등의 컨소시엄에서 중국 기업을 대신해 한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려 눈길을 끈다.
기존에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여러 컨소시엄에 자리를 꿰찬 상황이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이어지면서 기존에 수주를 맡기로 한 중국 기업들이 자연히 제외됐고, 한국과 일본 기업에 기회가 돌아가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28년 하계올림픽 유치 지역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각종 교통 체계 개선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가운데 경전철(트램) 컨소시엄에서 지난달 한국 기업에 러브콜을 보냈다. 기존에 컨소시엄으로 구성됐던 중국 기업이 빠지면서 국내 회계법인을 통해 현대로템 등에 제안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선 직후 트럼프 행정부가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의 관련 업체들이 다수 수주를 받아간 상태였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로 중국 사업에서 피해를 입었듯이, 지금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사업에서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반도체업계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시작되면서 ‘반도체 굴기 계획’을 위해 중국 기업들이 한국 등의 반도체 기업 인수합병(M&A)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업체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고 미국 반도체 업체의 영업 비밀을 훔친 중국 기업을 기소하는 등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당분간 중국이 반도체 주요 시장에 나설 수 없게 되면서 자국 업체를 육성하기 위해 타국 견제 카드를 빼 들 가능성과 동시에 한국 반도체 장비·소재 업체를 인수하는 데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압박 속에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등장이 늦어지는 영향으로 한국 위상이 한동안 공고해질 가능성이 커 한국 업체에 대한 중국의 M&A 시도가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중국 입장에서는 국가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분야라 한국의 관련 업체를 비싼 값에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장기적으로는 중국 경제 성장 둔화라는 부정적 이슈가 있지만 중단기적으로는 오히려 한국 기업에 기회”라고 분석했다.
일부 원자재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이 미국을 대신해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25%의 보복관세를 매긴 탓에 연해주 등의 콩 값이 오르면서 연해주 인근에 농장을 소유한 롯데가 예상 외의 수익이 올리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지난해 1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호텔과 연해주 지역의 토지 경작권 및 영농 법인을 인수해 호텔과 농장을 운영 중”이라며 “콩 수요가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이 미국산 대두 대신 브라질 등 남미산 대두나 그 밖의 지역에서의 콩 수입을 가속화하고 있어 롯데 입장에선 예상치 못한 호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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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1월 05일 14:5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