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협상 결렬되며 청사진 대신 인사부터 발표
뚜렷한 성과 못보인 신임대표 둔 잡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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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을 분사해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지만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기업가치를 높이고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적극 검토한 M&A들이 순탄치 않다. 잦은 분사와 경영진들의 전략 부재로 인한 내부 동요도 점차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0월31일 주주총회를 열어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 쇼핑하기(톡스토어, 파머), 장보기, 스타일 서비스 등 커머스 부문 사업을 신설법인 ‘카카오커머스’로 이관하는 안을 확정했다. 새 법인은12월까지 분사 및 신설법인 설립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카카오의 이커머스 사업 확대는 시장에서 가장 접근하기 쉬운 ‘돈벌이’ 분야로 언급돼왔다. 국내 메신저 시장 점유율 95%에 달하는 카카오톡이 커머스 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혀왔다. 특히 신세계(SSG.com)‧SK(11번가) 등 주요 그룹들의 커머스 사업 확대가 본격화된 시점이다보니 카카오의 커머스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그간 카카오는 커머스 사업을 통한 이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재 카카오 커머스의 실적과 이에 기반한 기업가치는 대부분 ‘선물하기’ 서비스에 기반을 둬왔다. 전체 거래액 중 90% 이상이 선물하기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수수료 기반 서비스의 특성상 매출액이나 거래액에 비해 거둬들이는 이익 규모가 크지 않았다. 분사 이후부터는 신설법인이 카카오에 지급해야하는 마케팅 등 부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해당 사업에서 거둘 순이익은 수십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결국 분사 이후 본격적인 투자유치 등을 고려하면 뚜렷한 새 먹거리와 성장 방향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 이런 차원에서 카카오는 다수의 굵직한 M&A를 검토, 서비스 확보 방안을 구상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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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세 가지 M&A 매물이 검토 대상이었다. 미니스톱ㆍ마켓컬리ㆍ코리아센터로 알려진다. 내부적으로는 사업부 분사를 검토한 초기 단계부터 최근까지 여러 방안이 검토됐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세 건 모두 접근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우선 미니스톱은 매각이 거론된 초기단계에서 카카오 내부적으로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침 편의점 출점제한 규제, 최저임금 인상 이슈로 매물 가치가 떨어져 있는 상황이니, 이때 회사를 인수해 자체 개발 중인 인공지능(AI)과 접목하는 방향을 고려했다. 궁극적으로 ‘무인편의점’ 운영을 목표로 내부 계획을 짜기도 했지만 현재 인수의사는 접은 상황이다. 추후에는 일부 점포를 확보해 ‘시험매장(Test-bed)’ 역할을 맡기는 방향 등만 거론된다.
최근 인수설과 카카오 측의 공식 부인으로 화제가 된 마켓컬리(더파머스)도 카카오의 잠재 인수 후보였다. 조수용 신임 카카오 대표가 공격적으로 인수를 추진한 매물로 회자된다. 특히 본인이 직접 개인사업체로 운영하다 카카오에 매각한 법인 ‘JOH’와 접목하는 방향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JOH는 주로 사무공간 상업시설 디자인을 전담해온 회사로, 서울 광화문 'D타워'의 설계를 전담해 화제가 됐다. 현재는 카카오프렌즈와 합병해 '카카오 IX'로 사명을 바꿨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아마존이 인수한 오프라인 식품매장 ‘홀푸드’ 사례처럼 마켓컬리의 신선식품 제공 서비스를 카카오프렌즈 매장 등에 활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다만 투자업계에서는 협상과정이 수월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마켓컬리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와 카카오간 가격에 대한 이견과 의사 합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
마켓컬리 대주주 입장에서는 마침 신선식품 배송에 유통업계 관심도가 커졌고, 신세계ㆍ티몬 등 여러 잠재 인수 후보도 물망에 거론된 만큼 매각 의사를 굳히려면 그만한 가격이 나와야 할 상황이다. 외부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도 국내는 물론, 해외 사모펀드 인수후보를 몇차례 교체할 만큼 "눈높이가 높다"는 게 투자업계의 평가였다.
반면 카카오 입장에선 단기간에도 기업가치가 급속히 변동하다보니 이들이 원하는 수준의 적정 가격을 추산하거나 정당화시키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올 상황이었다. 그나마 협상 창구를 살리려면 마켓컬리의 재무적투자자(FI) 유치 과정에서 지분 분산이 이뤄진 만큼 VC 등 투자자들과 카카오 사이에서 돌파구가 마련돼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나마 접점을 찾고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 매물은 해외 직구 배송대행 사이트 1위 '몰테일'을 운영하는 전자상거래업체 코리아센터 정도다.
카카오측은 코리아센터의 인수 이후 카카오톡을 활용한 해외직구·역직구 사업 확장을 고려해 왔다. 현재 내부 '톡스토어'를 통해 유사 사업을 꾸리고 있지만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 대비 영향력을 보이지 못했다. 이미 '네이버 쇼핑'을 통해 일찌감치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인프라를 제공해 온 네이버와도 격차는 현격히 벌어졌다. 따라서 카카오 입장에선 국내 직구 물량 80% 이상이 유통되는 코리아센터를 품어 직구 시장을 바탕으로 플랫폼 확보에 시동을 걸겠다는 전략이었다.
이 복안 역시 지금은 순탄치 않은 모양새다.
카카오 측과 코리아센터 양 사 모두 협상 결렬을 공식화 하진 않은 상황이지만 온도차는 분명해지고 있다. 카카오는 “인수가 완전히 중단이 된 것은 아니지만 인수보다는 다른 방식에 무게를 두고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내부에선 인수‧합병 이후에도 코리아센터 측은 기존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경영진 일부를 잔류시키길 희망했지만, 카카오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 협상이 사실상 평행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출범 이전부터 뚜렷한 전략 마련에 난항을 보이는 상황에서 카카오에서는 카카오 커머스 경영진 선임을 먼저 단행했다. 홍은택(사이먼) 카카오메이커스 대표가 신설법인 카카오커머스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내부에서도 꾸준히 카카오커머스 신임 수장을 희망해온 만큼 예정된 인사로 거론되지만, 성과를 두곤 설왕설래가 오간다.
홍 대표가 몸담았던 카카오메이커스는 카카오 내에서 수익 창출보단 ‘사회공헌’ 성격이 큰 부서인데다 신임 대표가 여기서도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 꼽힌다. 카카오 합류 이전에는 대부분 PR업무에 전념해 온 점도 카카오가 내비친 커머스 사업의 무게감 대비 다소 동떨어진 인사라는 평가의 근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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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내부 관계자는 "전임 임지훈(지미) 대표를 비판할 땐 주로 '카리스마, 추진력 부족'이 거론됐다면 새로운 리더인 여민수(메이슨)·조수용(션) 대표는 김범수(브라이언) 의장의 신임과 회사자산을 바탕으로 '자아실현'에만 집중한다는 불만들이 나온다"며 "잦은 분사로 조직 내 피로감도 쌓인데다 뚜렷한 성과보상안도 제시하지 않다보니 구성원들의 불만도 극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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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1월 0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