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 역시 업황 부진에 매력 없어
캐피탈 매각 제외돼 진정성 여전히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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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에 나서지만 벌써부터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들이 나온다. 정부 규제에 어쩔 수 없이 시장에 내놓긴 했지만 시기가 애매하고 방식 역시 실현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핵심 금융계열사인 롯데캐피탈이 매각 대상에서 빠졌다는 점에서 롯데의 금융업 철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27일 롯데지주는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매각방침을 확정하고 해당 계열사 직원들에게 그 동안의 경과, 향후 매각 프로세스를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는 공정거래법 관련 규정에 따라 내년 10월까지 금융계열사 지분 모두를 처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매각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인수자 찾기에 돌입했다.
업황이 좋지 않다보니 당장 손들고 나설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연말인데다 시장 상황도 급변하고 있어 당장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우선 타이밍이 애매하다.
지난 26일 금융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과의 당정 협의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연매출 5억~30억원의 자영업자의 신용카드 수수료를 2%대에서 1% 중반으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다. NICE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정부 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카드사 수수료 감소액은 8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매각을 추진하는 롯데카드에 그리 좋지 않은 소식이다.
업계 전반의 수익성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추가 손실 가능성이 생겼다. 2014년 2000억원이 넘던 롯데카드 영업이익은 지난해 말 기준 100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앞으로 실제 수익이 얼마나 감소할 지 예측하기가 힘들다. 0.5배 수준이 거론되는 동종업계 순자산가치비율(PBR)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롯데카드만 매각가 1조원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자 입장에서 덜컹 사겠다고 나서기에는 부담이 크다.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금융지주사들도 당장 1조원을 들여 카드업 확장에 나설 명분이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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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은 관심을 보일 수 있지만 결국은 가격이다”라며 “시한이 정해진 상황에서 롯데지주가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거래 성사에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매각이 추진되는 롯데손보의 새로운 주인 찾기도 만만치 않다. 깊은 부진의 늪에 있다가 최근 실적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롯데’란 브랜드에 걸맞지 않은 3%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손보가 없는 금융지주사에서 탐낼 수는 있지만 인수한다고 한들 시장지배력이 워낙 작다 보니 시너지가 불분명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자연스레 두 회사를 묶어서 파는 ‘패키지 매각’ 방식이 거론된다. 두 회사 모두 씨티증권이 주관을 맡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시 말해 롯데카드와 더불어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손보도 같이 묶어서 파는 전략이다. 이 경우 둘 중 하나만 팔리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지만 두 회사 모두 현 상황에선 매력이 크지 않다보니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패키지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고민거리는 있다. 롯데카드는 롯데지주가 93.78%를 가진 대주주인 반면 롯데손보는 호텔롯데(23.68%), 롯데역사(7.10%), 부산롯데호텔(21.69%) 등 각 계열사들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계열사마다 이해관계가 복잡해 실제 패키지 매각에 나설 경우 잡음이 일 수 있다. 더불어 묶어 팔게 되면 인수후보군이 금융지주사로 한정돼 가격 협상에 불리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 금융사 매각 발표에 핵심 금융사인 롯데캐피탈에 대한 언급은 빠져있다. 롯데캐피탈은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 시 일본 자금이 들어오는 통로다. 시장에선 롯데그룹의 금융업 전면 포기에 대해 여전히 의심을 갖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여러모로 안 좋은 시기에 등 떠밀리듯이 금융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금융업에 손을 떼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딜(Deal) 성사에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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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11월 27일 17:0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