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부터 오는 14일까지 투표 진행
계정팔이 업체까지 가세하며 혼탁 양상
빗썸 "철저하게 검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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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중 하나인 빗썸의 암호화폐 상장 방식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투표로 암호화폐 상장이 이뤄지는데 여기에 투표를 위해 불법도용 계정 등이 사용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일 빗썸은 서울 봉은사로 JBK타워에서 ‘픽썸데이’ 행사를 열고 2라운드에 참여할 암호화폐 프로젝트 4개를 공개했다. 픽썸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활동 내역에 따라 투표권한을 얻게 되고, 투표에서 최종 우승한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빗썸의 상장검토 대상이 된다. 이번 2라운드는 7일 오후 7시부터 오는 14일 오후 2시까지 진행된다.
지난해 말 진행된 1라운드 투표에서는 1위와 2위를 차지한 롬(ROM)과 아모(AMO)가 작년 12월31일과 1월2일에 각각 상장이 완료됐다.
하지만 이를 놓고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일단 인기투표를 통해 암호화폐 상장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대개 암호화폐 상장은 거래소에 있는 전문인력 등이 내부의 심사를 거쳐서 상장을 결정하게 된다. 주식과 달리 엄격한 상장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초기단계인 암호화폐 거래시장에서 나름의 전문가들이 사기성 프로젝트를 걸러내는 자정 작용을 한다.
그러나 '픽썸'은 이런 정규적인 내부심사보다 인기투표 방식으로 상장여부를 결정하는 형태. 상장된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상당한 금액이 거래될 수 있다. 제도권 금융권으로 비교하면 온라인 인기투표로 기업공개(IPO)가 될 회사를 고르고 이후 투자자들이 이 회사 주식을 거래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더 큰 논란은 이 인기투표를 통해 빗썸에서 상장되기 위해 '타인계정'이 활용되고 있는데다 계정 거래까지 이뤄진다는 점이다.
즉 개인정보 등을 활용해 픽썸으로 투표가 가능한 계정을 판매하는 업체들까지 나서서 계정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불법도용 계정은 건당 1만원~2만원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암호화폐 상장을 원하는 기업이 주요 고객이다.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개발해 온 이들로서는 일단 상장이 결정되면 대규모 자금을 모집 할 수 있다. 이러다보니 불법도용 계정에 대한 유혹이 클 수 밖에 없다.
블록체인 업계에선 사기성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 빗썸의 이런 상장 방식이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큰 불신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공개에 대한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인기투표 식으로 암호화폐 상장을 결정하게 되면 부실 상장에 따른 문제가 커질 수 있다”라며 “회사에선 철저하게 가짜 아이디에 대해 검증한다고 하나 이미 계정팔이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어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질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빗썸은 이런 우려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빗썸 측은 “투표 방식으로 진행되나 업체들에 대해선 철저하게 검증작업을 거치고 있으며 불법 계정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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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1월 09일 15:4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