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발주 시스템 변경되면서 매출원가 증가 예상
미니스톱 인수도 부담…인건비·광고홍보비 등 무시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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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벤더사업(구매대행)에 의존했던 코리아세븐이 올해부터 직접 발주에 나서는 등 내부거래 의존도를 낮추고 ‘홀로서기’에 나서면서 재무 부담 가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사 여파로 영업환경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미니스톱 인수합병(M&A)까지 성사될 경우 올해 비용 지출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기업공개(IPO) 물망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이것만으론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코리아세븐은 매입원가가 매출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연결기준으로 매출원가 3조697억여원 중 매입거래 규모만 2조3915억여원에 달했다. 이전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2016년 연결기준 매출원가 2조9582억여원 중 매입거래 규모가 2조3343억여원을 차지했다.
특히 여타 경쟁사와 달리 매입원가 대부분은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 계열사 중에서도 롯데로지스틱스는 코리아세븐의 물류배송뿐만 아니라 상품발주과 재고관리 등을 담당해, 계열사와의 전체 매입거래 규모(2조5671억여원) 중 롯데로지스틱스가 차지하는 비중만 93%가 넘는다. 즉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품 대부분을 롯데로지스틱스로부터 공급받았으며, 그만큼 벤더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음을 의미한다.
코리아세븐은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그간 인건비와 간접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코리아세븐은 편의점 ‘빅3’ 가운데 영업이익률은 가장 낮은 반면 매출총이익률은 20% 수준으로 가장 높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20%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벤더사업을 통한 매출원가 절감을 방증하는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말 롯데로지스틱스의 벤더사업이 종료되면서 올해부턴 상황이 바뀌게 됐다. 벤더사업 종료 후 코리아세븐이 직접 발주 및 재고관리에 나선 상황이라 향후 비용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감몰아주기 해소를 고려한 선택이지만 코리아세븐과 경쟁사들의 발주 및 재고관리 역량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단 지적이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 등은 코리아세븐과 달리 기존에도 배송만 2자물류로 맡기고 발주 및 재고관리는 자체적으로 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편의점 업황이 더 어려워지는 것도 부담이다. 코리아세븐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최근 2년새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2016년 연결기준으로 1035억여원이었던 반면 2017년에는 538억여원으로 반 토막 났다. 편의점으로 돈을 벌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수익성은 유통업계에서도 낮은 편에 속한다”며 “유통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3~5%라면 편의점 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대로 훨씬 밑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상황에서 미니스톱 인수는 코리아세븐은 물론이고 롯데지주의 재무 여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지적이다. 또 인수 이후 꾸준히 지출될 인건비와 교육비, 광고홍보비 등의 고정비가 코리아세븐의 영업이익을 상회할 여지도 있는 상황이다.
코리아세븐의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17년 초 1417억여원에서 그해 연말엔 688억여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차입금 상환으로 인한 유동성 급감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미니스톱 인수에 따른 지출 비용 증가는 결국 롯데지주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롯데그룹 내 차기 IPO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지만 지주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지 않아 IPO가 코리아세븐과 롯데지주의 부담을 줄여주는 데 제한적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롯데지주는 코리아세븐의 지분을 79.66% 보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리아세븐이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매장이 CU와 GS25에 근접한 1만2000여개로 불어나 ‘업계 빅3’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은 계속 줄고 있고, 부채 상환에 보유한 현금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추가 부담 요인이 확대된 점은 재무 여력에 확실히 마이너스 요소”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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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1월 13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