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연내 움직임 기대
RFP 재발송 가능성도 대두
'형식'에 불과할 것이란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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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뉴(New) 롯데’ 완성을 위해 금융 계열사 매각을 서두르는 가운데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기류 변화가 그룹 안팎에서 감지되고 있다. 입찰제안요청서(RFP) 재발송에 대한 가능성도 일부 제기되는 분위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비전으로 제시한 뉴 롯데 재건과 원(One) 롯데 통합을 위해선 호텔롯데 상장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신동빈 회장이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경영 주도권을 공고히 하려면 호텔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 사이의 지분 연결고리를 끊고,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지주 지분 등을 확보해야 한다.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는 롯데지주 완성이자 신동빈 회장의 원톱 체제의 마지막 퍼즐인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올해 신동빈 회장이 주요 계열사의 외형 확장과 함께 지주회사 체제 완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앞서 롯데지주가 자사주 소각 형태로 감자에 나서 주주인 호텔롯데의 롯데지주 지분율이 늘어난 상황이다.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지주 지분율 상승은 그룹 입장에선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일본 지배력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호텔롯데 IPO 재개를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기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신동빈 회장이 2017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호텔롯데 상장을 2019년 목표로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어떤 움직임이라도 보일 것이라는 관측에 큰 이견이 없다.
실적만 놓고 보면 롯데그룹이 콧대를 낮추지 않는 한 연내 IPO를 마치는 건 어렵다는 게 다수의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IPO 추진 당시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16조원까지 점쳐졌지만 지금은 장단기 모두 실적이 그려지지 않는 상황이라 높은 밸류에이션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다만 신동빈 회장이 큰 결단만 내리면 호텔롯데는 언제 시장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IPO 재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가장 좋은 방법은 RFP 발송 등의 ‘절차’를 다시 밟는 것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 전후 달라진 시장 환경과 인천국제공항 내 롯데면세점 철수 등의 그룹 내외부 변화로, 기존 IPO 검토 자료가 무의미해졌다는 지적이다. 롯데그룹 역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호텔롯데의 RFP 재발송과 더불어 주관사단 재선정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5년 호텔롯데 IPO 실무를 담당할 대표주관사로 KDB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과 BofA메릴린치,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공동주관사로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현 미래에셋대우), 골드만삭스, 노무라증권을 선정했었다. KDB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합병하면서 현재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BofA메릴린치,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맡고 있는 상태다.
롯데그룹이 RFP를 다시 발송하더라도 대표주관사 등이 대폭 물갈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을 포함해 국내외 최고 IB하우스들이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 IPO 대표주관사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묵시적으로 예상하는 분위기지만 주관사 구성은 전적으로 롯데그룹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며 “다만 롯데 입장에서 새로운 IB하우스에 그룹의 내부정보를 공개한다거나 다시 합을 맞춰나가는 작업이 상당히 비효율적인 과정이라 새 판을 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BofA메릴린치에 대해서는 교체될 여지가 있다는 시각도 일부 존재한다. 다른 하우스에 비해 IPO 경험이 부족한 데다 앞서 호텔롯데 IPO를 준비할 때 커뮤니케이션 문제 등 그룹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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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1월 20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