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다이닝 사업권 제일제당에 이관…조직 슬림화도 박차
"푸드빌 매각 염두에 둔 포석" 해석에 힘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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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이 CJ푸드빌 매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투자금융(IB)시장에서는 여전히 매각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재 사업구조로 보면 '시기의 문제'라는 것. 원매자가 다양하게 나타날지 여부는 미지수로 평가받는다.
시장에서는 CJ푸드빌 매각설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적자 계열사를 매각하면 모회사인 CJ㈜와 더불어 주주 모두에게 ‘윈윈’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CJ푸드빌 매각설과 관련, CJ그룹은 조회공시가 들어와도 부인 공시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당 공시에 대한 효력이 6개월 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 CJ푸드빌 매각 태핑도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이번 논란이 푸드빌보다 투썸플레이스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투썸플레이스와 관련해 M&A업계 일각에서 추가매각 또는 투자자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 관련거래가 언급됐고 일부 시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이런 논란이 실제 CJ푸드빌 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유는 사업성과에 있다. 과거에는 식음료업종이 경기 영향을 덜 받고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어 사모펀드(PEF) 등에 인기있는 투자처였다. 하지만 지금은 ▲주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등의 정책 요인과 ‘홈파티 문화’ 확산 등 외식 문화 변화로 투자금 회수(엑시트)도 어려운 실정이다.
CJ푸드빌은 2016년 연결기준으로 2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으며, 2017에는 38억원으로 확대됐다. CJ푸드빌의 적자가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은 점도 매각 가능성을 키운다. 지난해에는 빕스 매장 14곳과 계절밥상 매장 11곳을 대거 폐점하기도 했다. 계절밥상의 경우 새해 들어서만 두 곳의 매장이 또 문을 닫았다. 이 같은 조직 슬림화를 두고도 ‘매각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CJ그룹이 CJ푸드빌을 정리할 경우 식품 사업의 구심점을 CJ제일제당으로 이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CJ푸드빌이 CJ제일제당에 파인다이닝(고급식당)을 넘긴 것 역시 식음료(F&B) 사업 정리 전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파인다이닝은 CJ제일제당의 ‘베타테스트’를 위해서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J㈜는 CJ푸드빌 매각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호재’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룹이 진짜 팔 생각이 없었더라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신호”라며 “국내 외식 시장이 ‘파인다이닝+골목식당’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추세라 CJ푸드빌의 가치가 상승할 여력은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통채널이 없는 CJ그룹의 F&B는 처음부터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다. 일례로 현대백화점그룹은 F&B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외식사업 분야에서 2017년까지 적자를 냈지만 현대백화점 식품관 등 그룹 내 유통채널을 활용해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반면 유통채널이 없는 CJ그룹은 애초부터 성장 한계가 보였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매각 적기’는 놓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흑자를 내고 있는 투썸플레이스까지 묶어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푸드빌만으로는 장부가 만큼의 가치도 끌어내기 어렵다는 이유가 거론된다.
다만 주요 인수후보인 사모펀드(PEF)들 사이에서 인기가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다. 푸드빌의 경우도 일부 PEF들에게 의사가 타진됐지만 최근 반응은 시큰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몇 년간 주요 PEF들이 식음료업종에서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CJ푸드빌을 떠안으려는 투자자를 찾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몇년 전 PEF들이 식음료 기업들을 일제히 사들일 때 내놨다면 훨씬 좋은 값에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썸플레이스 자체만 놓고 보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기 때문에 투자하기 나쁘지는 않다”며 “하지만 CJ푸드빌과 묶어서 매각에 나설 경우 시기가 늦어질수록 투썸플레이스 가치까지 절하될 여지는 있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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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1월 30일 18:3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