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다 보니 주가 변동성 배제 못해
부정적 이슈·자산 가치 하락·공실 발생 등 부담
“임차 계약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입지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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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모 리츠(REITs)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성장 여지도 많고 정부의 육성 의지도 강하다. 웬만한 투자처보다 수익률이 높고 건실한 임차인이 있으면 안정성도 보장된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국민 노후를 보장할 투자처로도 꼽힌다.
그러나 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형태다 보니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 부담은 남는다. 임차인이 사업을 계속할 수 없을 경우의 위험까지는 피하기 어렵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작년 공모 리츠 시장에선 이리츠코크렙, 신한알파리츠가 잇따라 상장했다. 이리츠코크렙은 뉴코아아울렛 야탑점, 일산점, 평촌점이 신한알파리츠는 판교 알파돔시티가 기초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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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공모 리츠 시장이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조단위 규모인 홈플러스리츠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조만간 수요예측 및 청약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이 리츠자산관리회사(AMC) 설립에 나섰고, 신세계그룹도 공모 리츠를 추진할만한 후보로 꼽힌다.
공모 리츠는 주식을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및 관련 상품에 투자한다. 보통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그 부동산의 임대수익을 투자자에 배당한다. 임차료, 금융비용 등이 정해져 있어 수익 예측이 가능하고 부동산 임대사업 형태기 때문에 별도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
공모 리츠는 이런 안정성 때문에 국민들의 노후재테크 투자처로도 꼽힌다. 정부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작년 말 비개발 위탁관리 리츠에 대한 상장예비심사를 폐지하는 한편 개인 투자자 보호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활성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수익률은 낮지 않다. 리츠는 보통 5~7% 수준의 이익률을 예정한다. 저금리 상황에서의 예금 이자율은 물론 웬만한 주식, 채권 투자보다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기초자산인 부동산 가치가 오르면 추가적인 이익도 거둘 수 있다.
한 증권사 리츠 담당 임원은 “퇴직금 5억원을 받아 예금을 하면 생활이 어렵지만 연 7% 수익을 받는 리츠에 투자한다면 월 300만원 가까운 돈을 받아 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리츠의 손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리츠 주식은 보통의 기업보다 변동성이 크다고 보긴 어렵지만 악재가 있으면 주가 하락을 피하긴 어렵다. 예를 들어 유통업 전반의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하면 유통기업이 임차한 건물을 가진 리츠의 주가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낙폭이 큰데 배당으로 회복할 시간도 없는 경우라면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좋은 기초 자산이라도 시간이 갈수록 가치는 떨어지는데 이 또한 주가에 영향을 미칠만한 요소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산을 확대하는 등 ‘성장 스토리’를 만들려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홈플러스리츠는 44개 매장을 기초 자산으로 하되 몇 년 후 3곳과 4곳의 점포를 추가로 편입하는 구조를 짰다. 기초 자산은 물론 추가 자산도 실적 상위권 점포를 우선적으로 추려 선택했다. 작년 기초 자산의 지분을 늘린 신한알파리츠는 지난달 500억원가량의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리츠와 임차인간의 계약이 임차인의 사업성 유지까지 담보하지는 않는다. 공모 당시 임차인의 신용도와 사업성이 안정적이라도 나중에 임차인이 문을 닫게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망한 회사로부터 임대료를 받지 못하게 되면 투자자의 수익성도 악화하게 된다. 리츠 투자 시 계약 조건보다는 자산의 ‘입지’를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리츠 관계자는 “임차 계약을 짧게는 5년 길게는 20년까지 맺기는 하지만 임차인이 망하면 무용지물”이라며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새로운 임차인을 빨리 마련할 수 있는 조건, 즉 부동산의 입지가 얼마나 좋으냐가 리츠 투자의 핵심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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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2월 1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