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선 RFP 발송 없이 IPO 진행 중이란 관측
투자업계, '들이는 품' 대비 성과 좋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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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가 기업공개(IPO) 진행한다는 소식에 롯데컬처웍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화관 운영 및 영화 배급 사업을 영위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데다, 롯데컬처웍스 역시 롯데그룹의 차기 IPO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까닭이다.
롯데컬처웍스가 내부적으로 상장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도 주기적으로 흘러나온다. 호텔롯데 상장 철회 이후 꽉 막혀 있는 롯데그룹 IPO의 물꼬를 롯데컬처웍스가 뚫어주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메가박스 IPO는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까지 마친 상태다. 숏리스트(우선협상대상 후보자)에는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이 포함됐다. 대형사와 중형사간의 경쟁으로 압축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메가박스 측이 중형사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고 점치는 분위기다.
메가박스 IPO 향방에 따라 3위 멀티플렉스인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 역시 본격적으로 움직임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롯데컬처웍스 측이 입찰제안요청서(RFP) 발송 없이 IPO를 진행 중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자문과 계열 간 지분거래를 도우면서 지난해 10월 롯데컬처웍스 IPO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으로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당시 NH투자증권에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았던 현대오토에버 IPO 역시 RFP 발송 없이 대표주관사 선정이 진행된 바 있는데, 거래 시작 초반에는 양사에서 모두 이를 부인한 바 있다"며 "NH투자증권이 지배구조 개편 자문을 통해 대기업과의 거래를 다수 진행한 바 있어 가능성은 있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이 메가박스 IPO RFP를 받고도 회신을 하지 않은 것도 롯데컬처웍스 IPO설의 근거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국내 증권사는 내부비밀유지 이슈로 인해 동종업계 경쟁사의 IPO를 비슷한 시기에 동시에 맡지 않는다. 지난 2009년 한화생명보험(당시 대한생명보험) 상장 주관사로 선정된 증권사는 삼성생명보험 주관사 선정에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다만 영화관 사업에 대한 증권업계의 시각이 긍정적이지 않은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프라인 영화관 사업 위축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속에 메가박스 IPO가 IB들이 '들이는 품'에 비해 결과는 미지수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사 중 유일한 비교그룹(Peer) 기업인 CJ CGV의 주가가 수년 전에 비해 낮은 점도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산정에 어려움을 보태는 요소다. 지난해 CJ CGV 베트남의 상장 철회도 메가박스나 롯데컬처웍스 등의 IPO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영화관 사업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크지 않아 메가박스든 롯데컬처웍스든 IPO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 역시 적지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몇 기업의 RFP가 주요 증권사를 중심으로 발송됐는데, 카카오페이지나 스마일게이트RPG에 비해 메가박스 IPO가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며 "IPO의 성패는 산업의 성장성과 상장 타이밍 등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영화 관람객 수 등을 고려했을 때 메가박스나 롯데컬처웍스는 서둘러 IPO를 진행하는 편이 기업가치에 이득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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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3월 31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