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 유치 외 부채성자본 조달도 예의주시…옵션 면밀히 검토
시장의 우려 속 이마트는 영구채 발행 검토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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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이마트의 차입 확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익성 회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는 것에 부정적인 시각도 드러냈다. 그럼에도 이마트가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부채성 자본 조달을 계획 중이라 이에 대해 국내외 신평사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관심이다.
올 들어 글로벌 신평사들이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모양새다. 지난 2월 무디스가 이마트의 'Baa2' 기업신용등급에 대한 하향조정 검토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최근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이마트의 수익성 감소와 차입금 증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소비 패턴 변화로 오프라인 채널 수요가 구조적 쇠퇴기에 접어든 것도 문제지만, 신규로 투자하는 온라인 사업의 적자로 수익성 회복이 불확실하다는 게 문제다. 매출 볼륨 자체가 커질 수는 있겠지만 경쟁 심화에 따른 적자 지속이 불가피해 의미 있는 수익 기여가 한동안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이마트의 '부채성자본'에 대해 신평사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무디스는 이마트의 온라인 자회사 증자와 관련된 구체적인 조건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도 이마트의 영구채나 재무적투자자(FI) 조달에 부여된 '옵션'을 유의 깊게 보겠다는 입장이다. 표면적으로는 자본처럼 보이지만 옵션이 부여돼 있다면, 사실상 부채로 재분류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마트는 회계상 자본으로 잡히는 영구채 발행이나 FI의 투자 유치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발행한 영구채의 잔액은 3800억여원 수준이며, 최근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 등과 4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계획 중이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의 영구채 회계분류 논란에 잠시 주춤하는 듯 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마트가 이달 안으로 영구채를 발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영구채 발행 규모와 비용 등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시장 수요를 확인하는 중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글로벌 신평사들이 영구채 성격에 보수적인 입장임에도 이마트가 이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영구채가 현행법상 국내에선 '자본'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결국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것은 신평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국내 신평사들이 영구채 등을 이유로 당장 이마트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하진 않겠지만, 글로벌 신평사의 시각이 결국에는 국내 신평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신평사들도 내부 규정에 따라 영구채나 FI 계약에 붙은 옵션을 검토 후 자본인지 부채인지 판가름하고 있다. 이마트가 영구채 발행을 통한 부채 비율 조정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S&P는 ▲후순위성 ▲만기의 영구성 ▲이자지급 유무 등을 기준으로 자본 인정 여부를 따진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발행하는 영구채 구조는 보통 5년 콜옵션과 스텝업 조항이, FI와의 계약에선 풋옵션 조항 등이 붙는다. 가령 영구채 만기가 30년이고 FI와의 계약이 15년 이상이라고 할지라도 만기를 영구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셈이다. S&P는 옵션이 없는 상태에서 만기가 20년 정도는 돼야 자본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신평사들도 부채성자본에 대해 자본충족성이 맞지 않을 경우엔 부채로 재분류해서 신용등급을 평가하기도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온라인 사업뿐만 아니라 창고형 할인매장 등 벌려놓은 신사업이 많은 데다, 글로벌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확장 중이라 자금조달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영구채 시장에서 조기 투자금 회수(엑시트)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는 등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아서 이마트 입장에선 영구채를 발행해도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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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4월 0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