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중인 라인 비용 증가 때문
도쿄올림픽 때까지 마케팅비용 증가 불가피
日 페이시장 선점시 내년부터 비용증가 둔화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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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올해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 증권업계에선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LINE)의 적자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에서 간편결제 시장이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어 라인이 관련 마케팅비용을 줄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네이버의 1분기 별도 기준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6%, 16.0%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당기순이익도 21.1% 늘어났다. 네이버의 쇼핑 부분이 빠르게 성장한 덕이라는 설명이다.
연결 기준으로 보면 사정이 다르다. 네이버의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1조5109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5.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6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9.7%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사상 최대인 31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래 6분기째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43% 감소했다.
라인 및 기타 사업부문의 영업적자 폭이 매분기마다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160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적자는 현재는 1025억원에 달한다. 자회사 라인의 부진이 네이버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비용 증가 원인으로는 일본 내 페이 시장 경쟁 가열이 꼽힌다. 현금 위주 사회인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간편결제 시장으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따른 관련 업계의 경쟁 강도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일본 1위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의 ‘라쿠텐페이’, 일본 1위 인터넷 검색엔진 야후재팬(소프트뱅크)의 ‘페이페이’, 그리고 ‘라인페이’가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핀테크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업체간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야후와 소프트뱅크가 합작해 만든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페이'는 지난해 12월4일부터 올해 3월31일까지 25만엔 이하 금액을 결제하면 해당 금액의 20%를 돌려주는 이벤트를 벌였다. 페이페이는 목표액 달성까지 넉달을 예상했지만 불과 10일만에 마무리됐다.
라인페이도 덩달아 3월15일부터 31일까지 ‘Super Day Spring Fest’를 통해 결제액의 20%를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 영향으로 1분기 마케팅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8%가량 늘어났다. 현재 라인페이의 글로벌 월간 활성이용자(MAU)는 430만명이지만 올해 천만 MAU 달성목표를 제시하고 있어 비용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라인은 올해 전략사업부문에서 영업손실 600억엔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부터는 비용 증가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적인 인건비 증가율이 둔화되고 마케팅비용 또한 올해 대부분 집행이 돼 내년부터는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라인이 핀테크 시장에서 어느 정도 지위를 선점했을 때를 가정한 추정이다. 네이버 또한 유튜브가 검색 엔진으로 치고 올라오는 등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느라 여념이 없다. 시장에서는 네이버와 라인이 동시에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고 주가에도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인터넷 기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올해 일본 간편결제 시장은 폭발적 성장을 목전에 두고 경쟁기업간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며 “2020년이 지나서도 라인이 여전히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거나 네이버도 실적이 부진하게 된다면 향후 전망은 더욱 악화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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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4월 28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