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 변경으로 재무지표 악화·수익성지표 개선 나타나
신용도 영향은 제한적…다만 금융접근성 악영향 가능성
-
IFRS16 도입으로 절대적인 재무지표가 악화된 일부 기업은 금융기관 접근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회사채 기한이익상실 요건에 근접한 기업들은 자본 관리에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영구채 발행을 통한 대응은 오히려 차입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신용평가는 28일 항공, 해운, 호텔·면세, 유통 등 IFRS16 도입 영향이 크게 나타나는 업종 내 20개 업체들을 대상으로 회계기준 변경 효과를 검토했다. 올해 1분기부터 기업들은 운용리스를 비용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회계기준, IFRS16의 영향을 반영한 재무지표를 공시했다.
-
그 결과 수익성은 상승했으나 재무제표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IFRS16을 적용하면 금융리스와 운용리스 구별 없이 모두 부채가 돼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증가한다. 기존 영업비용으로 반영되던 임차료가 감가상각비와 이자비용 형태로 나눠지면서 영업이익은 증가한다.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는 업종별로 상이했다.
한신평은 “신용평가사는 기업 펀더멘털 분석과 이에 기반한 미래현금예측으로 원리금 상환능력을 판단한다”며 “펀더멘털 변화를 수반하지 않는 회계기준 변화는 신용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신평은 재무지표 상의 수치가 변하면서 절대적인 수치가 높은 일부 업종들은 금융기관 접근성이 나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재무비율 준수 등이 기한이익상실 조건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일부 회사채 기한이익상실 요건인 1000%를 넘긴 상황이다. 한신평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대응에 대해 오히려 실질 차입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는 점을 경고했다.
산업별로 보면 항공사 중 운용리스 비중이 높은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조6000억원, 2조5000억원의 리스 부채를 인식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각각 706.6%, 814.8%에서 753.7%, 1145%로 격차가 확대됐다. 제주항공 등 LCC 4개사의 경우 합산 1조4000억원을 리스 부채로 인식했지만 재무안정성지표는 아시아나항공 대비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해운업은 장기 용선 비중이 높은 현대상선이 2조원의 리스 부채를 추가 인식하면서 부채비율이264%에서 443%로 증가했다. 반면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큰 변화가 없었는데 이러한 차이는 컨테이너선사와 벌크선사 간 선박 조달 구조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현대상선을 비롯한 컨테이너선사는 노선유지를 위해 장기 용선을 사용하지만 벌크선사는 시황에 대비해 단기 용선을 사용하고 있다.
높은 최소 보장 임차료를 부담하는 호텔·면세사업에선 호텔롯데가 1조5600억원, 호텔신라가 1조3700억원의 리스부채를 인식했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의 부채비율은 107.1%에서 125.0%로, 호텔신라는 201.1%에서 419.1%로 상승했다.
유통산업은 유통업체들이 투자, 재무부담 축소를 위해 세일앤드리스백이나 임차점포 출점 비중을 크게 늘려 재무지표 변동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4~2015년에 대규모 세일앤드리스백을 실시한 롯데쇼핑은 리스부채를 6조7000억원을 인식하게 됐다. 그 밖에 신세계(2.3조원), 이마트(1.6조원), GS리테일(1.3조원) 등도 1조원 이상의 리스부채를 반영했다.
한신평은 “IFRS16이 도입됐어도 리스부채의 측정과 관련된 업체간, 산업간 비교 가능성에는 여전히 일부 한계점이 남아있다”며 “배수법, 리스기간, 계약특성에 대한 정성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5월 28일 17:2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