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최저 수준…이마트 하락 기울기 두드러져
롯데쇼핑, 강도 높은 효율성 제고로 숫자 관리에 총력
이마트, 사업 다각화多…순기능보단 역기능 부각
'신동빈 vs. 정용진'의 유통 전략에 대한 재평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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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위험성 확대로 유통업계가 실적과 주가 모두에서 부진한 모습이다. 5월 들어 대형 유통사들의 주가는 바닥을 거듭 확인하는 상황이다. 롯데쇼핑 주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이며 이마트는 2011년 6월 신세계에서 분할 상장한 이후 주가가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두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감지된다는 분석이다.
최근 롯데쇼핑의 유효 신용등급이 ‘AA’로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신용등급을 지킨 이마트의 주가 하락이 더 두드러진다. 무디스의 이마트 신용등급을 하향에 당장 조정할 수준이 아니라던 국내 신평업계가 이마트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및 신용도 재조정 등을 시사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롯데쇼핑(백화점 포함)과 이마트 실적 모두 성장세가 부진하지만, 시장 기대치를 더 크게 실망시킨 쪽은 이마트라는 판단이다. 롯데쇼핑의 실적은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이라면 이마트는 시장의 예상에 한참 못 미쳤다는 것이다.
특히 오프라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꾀했던 이마트는 올 1분기 오프라인 할인점의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29.5% 급감한 성적표를 받았다. 할인점 본업의 성장률은 4월에만 7.4% 역성장하면서 실적 악화가 가속화했다. 또 에브리데이 정도를 제외한 유통 부문 자회사 실적도 크게 감소하면서 증권사들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롯데쇼핑의 경우 롯데마트 부문 1분기 영업이익이 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8.9% 증가했다. 강도 높은 효율성 제고 노력에 따른 결과라 의미 있는 실적은 아니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불확실 요인이 줄어들었단 분석이다.
이마트도 올해 매출액이 5년여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비용 감축에 돌입한 상황이다. 하지만 다각화를 통해 이미 벌여놓은 사업이 많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한 이마트의 유통채널 다각화가 오히려 변수를 늘려 실적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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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두 기업을 향한 온도차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전략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정용진 부회장은 수년간 창고형 할인매장, 복합쇼핑몰, 전문점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하는 동시에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적극적으로 업황 부진을 타개할 방안 모색에 나서면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같은 업황 여건 속 ‘숫자 관리 역량’ 차이를 보이며 이마트의 주가 방어가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다.
유통채널 다각화는 각 부문별로 실적을 상쇄할 수 있다는 순기능이 있다. 반면 업태 차별화가 크지 않아 전체 소비심리가 떨어지면 오히려 서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다각화가 어떤 부분에선 실적 예측을 더 불확실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앞서 NICE신용평가가 이마트에 대한 신용도 재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부분도 이와 연결된다. 주력인 대형마트 외 나머지 사업들이 실적을 보완하기 보다는 오히려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모니터링 강도를 높이게 됐다는 게 NICE신용평가 측의 설명이다.
국내외 신평사들이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하향하거나 향후 재평가하겠다고 나서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마트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정 부회장이 올 들어 장내 매수를 통해 이마트 주식 14만주 매입에 나서기도 했지만 주가 방어에 효과가 없었던 것 역시 이마트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를 방증한다는 시각이다.
정 부회장은 대주주 책임 경영 차원에서 지난 3월27일부터 4월4일까지 장내에서 이마트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이를 기점으로 이마트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오너 일가가 책임 경영 이유 외에도 승계를 위한 주식 매입에 나서는 만큼, 정 부회장이 주식을 매입했다는 것은 시장에 ‘바닥을 확인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와 롯데쇼핑 모두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해 오프라인 할인점의 실적 감소폭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지만, 이마트의 경우 벌여놓은 신사업에 투입될 돈이 꾸준히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한 이마트의 전략 자체가 잘못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투자자 시각에선 불확실성을 키운 셈”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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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5월 26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