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가치 기업…어떤 방법으로든 인수 부담
수년간 M&A 및 물류사업에 대규모 비용 투입
일단 무리한 M&A 안 하고 수익성 개선 집중
택배 판매단가 인상에 따른 수익성 회복 기대
다만 4월 실적도 기대 이하면 등급하락 배제 못해
-
CJ대한통운이 슈넬레케 인수 검토를 철회하면서 CJ대한통운의 재무여력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대내외 환경변화’를 철회 이유로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그룹 내부적인 ‘재무부담’을 가장 큰 이유로 지목하는 분위기다. CJ대한통운이 재무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는 택배 판매단가(판가) 인상에 따른 수익성 회복이라, 3월 신(新)판가 테이블 적용에 따른 효가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4월 실적이 재무개선 ‘열쇠’가 될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부터 독일 물류회사 슈넬레케 인수를 검토했다. 시장에선 최대 1조원에 달하는 거래로 평가했다. 하지만 기업의 가치 및 시너지와는 별개로 1조원대 M&A를 하기엔 CJ대한통운의 재무여력이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모회사인 CJ제일제당이 1조원대의 쉬완스컴퍼니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조달로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자회사인 CJ대한통운이 ‘당장 소화할 수 없는 딜(Deal)’이었단 지적이다.
욕심을 내서 인수에 나서려면 CJ제일제당처럼 재무적투자자(FI) 유치가 필요했지만 CJ그룹 입장에서 연달아 FI를 유치하기에도 부담이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CJ대한통운이 악화된 재무상태를 개선하려면 현실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 외에는 없다. CJ제일제당이 유상증자를 해주는 방안이 있지만, 현 상황에선 가능성이 낮다. 결국에는 수익성을 끌어올려 차입금에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15년부터 이어온 물류 M&A 효과를 시장에 크게 보여주지 못한 상황이라, 신뢰를 얻기 위해선 수익성 개선이 특히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
CJ대한통운은 M&A 외에도 계약물류(CL)와 택배 인프라를 위한 시설 투자 및 자동화 설비 보완 작업에 자금을 투입했다. 그나마 올해 양지와 동탄의 창고물류(W&D)가 완공되면 대규모 투자금 집행이 끝날 예정이고, 지난 3월부터 새로운 판가 테이블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올 2분기부터는 수익성 개선 여지가 있다는 게 금융업계 시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택배 판가 인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CJ대한통운은 시장점유율(M/S)이 높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상황이라 택배 판가를 조금만 높여도 영업이익률이 상승할 여력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택배 판가 인상에도 4월 실적에서 의미 있는 숫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오히려 신용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CJ대한통운의 현재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NICE신용평가의 등급 하향 트리거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라, 4월 실적 개선 향방에 따라 본평가에서 신용등급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NICE신용평가는 등급 하향 트리거 요건으로 ‘중기적으로 총차입금/EBITDA 5배 이상’과 ‘부채비율 150% 상회 수준 지속’ 등을 제시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말 연결기준 총차입금/EBITDA와 부채비율은 각각 6.4배, 150.9%다. 올 1분기 부채비율은 152.9%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4월 실적에 택배 판가 상승 효과가 기대 수준만큼 나타나지 않는다면 CJ대한통운의 신용등급에 ‘네거티브(Negative; 부정적)’가 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판가 인상과 별개로 국내 소비심리 위축과 원가 상승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의미 있는 수익성 회복이 회사의 기대보다 더딜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5월 29일 16:4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