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주가하락 지적은 애매…한진은 질문 핵심 피했다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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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컵 갑질’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이를 두고 2대 주주인 KCGI가 경고 메시지를 보냈고 한진그룹도 맞대응에 나서면서 갑론을박이 오갔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진에어에 대한 국토교통부 제재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조 전무의 복귀가 이르다는 인식이 주를 이뤄 KCGI 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진그룹의 반박이 KCGI가 던진 질문의 핵심을 피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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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는 조현민 전무의 갑질로 작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간 한진칼ㆍ대한항공ㆍ진에어ㆍ한진ㆍ한국공항 등 5곳 시총이 20% 폭락했다고 주장했다. 금융업계 전문가는 지난해 10월은 코스피 ‘공포의 폭락장’이었기 때문에 10월을 기준으로 삼기에는 공정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대한항공이 주장한대로 올해까지 보더라도 다른 항공사들 역시 현재까지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4월만 놓고 본다면 여타 항공사들이 주가가 오를 때 한진그룹의 주가는 며칠 연속으로 곤두박질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항공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경기변동, 유가 등 대외요인으로 항공업종 전반적으로 주가 하락이 발생했다는 대한항공의 주장에 일리가 있긴 하다”면서도 “물컵 갑질이 단기적으로 한진그룹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고 장기적인 영향은 두고 봐야하기 때문에 양측의 입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말했다. 이어 KCGI가 주장한대로 그룹 이미지나 임직원 사기 저하라는 무형의 손실도 간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는 ‘물컵 갑질’로 한진그룹이 받은 피해 중 가장 가시적이고 심각한 부분인 국토교통부 제재에 대한 반박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진에어는 면허취소라는 중징계를 피하긴 했으나 국토부는 지난해 8월 진에어에 신규 운수권 불허 및 신규 항공기 도입 제한 등 경영확대 금지 조치를 결정했다. 당초 반 년이면 제재가 풀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1년이 다 돼가는 현재까지 해소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진에어는 올해 2월 몽골·싱가포르 신규 운수권 배분과 5월 중국 노선 운수권 추가 배분 과정에서 철저하게 배제됐다. 이 노선들은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진에어의 앞날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지난 1분기 진에어의 실적도 주춤했다. 반면 같은 시기 제주항공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20% 넘게 성장했고 티웨이항공의 매출은 18% 증가했다.
KCGI는 조현민 전무 보수 및 퇴직금과 관련해서도 질문을 던졌다. KCGI 질문의 요지는 상속세의 재원이 될 고액 보수와 이를 허용한 이사회 역할이었다. 한진그룹의 답변은 규정상 맞는 말이지만 질문의 핵심을 피해가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조 전무가 등기 임원으로 돌아온 것 역시 규정에는 금지된 바 없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진에어에 대한 국토부 제재가 풀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 사태를 초래한 조 전무가 복귀하는 것이 맞느냐, 아니냐를 묻는 것이지 규정을 따지는 질문이 아닐 것”이라며 “일부 대기업 총수들은 미등기 임원으로 책임 경영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 전무도 그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KCGI 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조 전무 복귀로 하염 없이 길어지는 국토부 제재가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조 전무 복귀가 진에어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셈이라는 설명이다. 조 전무의 경영 능력은 고려 사항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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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6월 13일 16:5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