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고통 분담 장기화..."양보하기 어렵다"
"이번에도 동결 가능성 높다"는 전문가들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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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 상반기 협상이 무려 7개월가량 진행된 데 이어 하반기도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어느 한 쪽도 가격을 양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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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는 그 동안 계속 양보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반드시 후판 가격을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1년째 제자리인 후판가격은 올 상반기에도 동결된 바 있다. 철강업계는 상반기 협상 때 조선업계가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을 들며 가격 인상의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동안 철강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을 전가하지 못해 고스란히 이익 감소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올해 초 70달러 초반에 머물렀던 철광석 가격이 120달러까지 치솟는 와중에도 가격은 그대로였다. 그 결과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뒷걸음질치며 이번 2분기에는 15% 감소했다. 현대제철도 마찬가지다. 2분기 영업이익이 38% 감소했다.
해외 주요 철강사들은 국제 철광석 가격이 치솟자 이미 가격을 인상했다. 미국의 경우 톤당 40~50달러, 일본은 5000엔, 중국은 100위안가량의 가격 인상이 있었다. 전세계 철강업체들의 가격인상분을 고려할 때 국내 철강업체들은 최소 5만원 이상의 가격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의 전방산업인 조선업계는 업황이 살아나고 있지 않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번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올해 상반기 수주규모는 연간 목표치의 18.6%에 그쳤다. 하반기와 그 이후가 지금보다 훨씬 더 힘들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지금 가격에서도 철강 업체들이 적자를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선업계는 이번에도 동결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후판가격을 톤당 5만원만 올려도 조선사들은 2500억원이 넘는 원가 부담을 져야한다.
지난 상반기 철강업계의 실적부진을 야기한 철광석 가격도 빠르게 제자리를 찾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3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현재 톤당 8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철광석 가격은 계속 떨어질 전망이다.
이번 가격협상을 두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철강업계가 다시금 양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철광석 가격이 100달러가 넘었던 시기에도 후판 가격이 동결된 전례가 있어 원자재 가격 급락이 동결의 주된 배경이 될 전망이다.
조선업을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상반기까지 국내에 3대 조선사가 있었지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으로 조선사들의 가격협상능력이 더 강해졌다”라며 “철강업체, 특히 포스코는 정부의 눈치를 많이 보는데 한국조선해양이 새로 출범한 상황에서 실적에 직결되는 후판가격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을 담당하는 다른 애널리스트는 “현재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주가가 바닥을 찍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상방으로 움직이긴 위해서 후판 가격이 최소 8만원은 인상돼야 한다”라면서도 “현실적으로 3만원만 인상해도 대성공으로 볼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동결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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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8월 1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