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독과점·알고리즘 담합 예의주시
네이버·카카오 신사업에 규제 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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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이 얼어붙었지만 네이버, 카카오 등 IT기업들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40%가 올랐고 카카오도 56%가량 올랐다. 그 동안의 투자가 결실을 맺는 시기에 접어들었거나 앞으로 신사업 부문에서 크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IT업계는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다. 특히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IT부문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다. 주로 IT기업들의 신사업에 활용되는 기술이 도마에 오른 만큼 회복세에 접어든 네이버, 카카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성욱 후보자는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린 김상조 전 위원장의 행보를 그대로 이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내달 2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조사 중인 구글, 애플, 네이버와 같이 ICT 분야에서 불공정 행위에 대해 정밀한 분석을 통해 시장 혁신을 촉진하겠다”라며 “빅데이터를 이용한 독과점 남용, 알고리즘 담합 등 새롭게 출현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분석은 물론 법 집행을 위해 기준을 다듬겠다”고 말했다.
새롭게 등장한 IT기술을 규제 대상으로 보는 것은 김 전 위원장이 추진하던 공정거래법 개편과 궤를 같이한다. 김 전 위원장은 인수합병으로 '데이터 독점'이 발생하면 M&A가 아예 무산되거나 관련 사업 매각 조치가 내려지도록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핀테크, SNS 등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의 M&A에 미칠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 수집 관련해서 강력하게 규제를 하고 있는 EU의 공정거래법보다 강력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조 후보자가 언급한 알고리즘 담합은 인터넷 쇼핑몰들이 가격, 거래조건 등을 같게 결정하는 것을 예시로 꼽을 수 있다. 이전부터 김상조 전 위원장은 ‘우버’의 예시를 들며 알고리즘 담합을 규제 대상에 포함시킨 바 있다. 2015년 우버 이용자들은 우버 알고리즘이 경쟁사업자(운전자)간 가격(택시요금)을 고정시켜 피해를 입었다고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지방법원은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집단소송의 원고 적격을 인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것은 물론이고 향후 어떤 것을 타깃으로 하는 것인지는 말할 수 없다”라며 “조 후보자가 어떤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취임 이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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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2020년까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쓸 예정으로 턴어라운드까지 시일이 많이 남았지만 핀테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주목받는 이유는 커머스 플랫폼 기반의 금융 서비스란 장점 때문이다. 분기당 3조5000억원이 넘는 거래대금이 오가는 쇼핑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상공인 대출 등 금융 신사업이 계획돼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가치는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쇼핑 부문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앞으로 네이버는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와 판매자를 연결할 예정이다. 상품 카테고리별로 차별화된 로직을 만들고, 구매 단계별 AI 추천을 강화할 것이란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신사업들이 자칫 규제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 6월 5년만에 은둔에서 벗어난 것도 규제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평가다. 이 GIO는 “구글 제국주의에 끝까지 저항한 삼별초 같은 회사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오랜만에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어플 UI 개편이 광고 매출 급성장으로 이어져 성공적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카카오도 각종 규제로 성장성에 제한이 있고 쓸데없는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 모빌리티는 이달에만 중형 택시회사 2곳을 인수하면서 택시면허를 개당 7000만원에 사들였다고 전해진다. 카카오는 AI와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의 신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규제에도 취약하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 대주주에 오르는 것도 심사가 지연되기도 했다. 금융위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016년 계열사 5곳의 공시를 누락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약식 기소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기 때문이다.
IT기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독과점, 담합 등에 대한 기준은 주관적인 인식이 많이 반영되곤 한다”라며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자칫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의 정책 방향과 그대로 일치하더라도 조 후보자의 영향력이 전임자보단 작다는 것이 중론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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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09월 01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