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의 전력기기 제조업체인 현대일렉트릭이 고강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1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3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해 연간 1000억원대의 적자가 예상된다.

현대일렉트릭은 16일 전사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1500억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조직 통폐합과 인력 구조조정 등 고강도 자구계획도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유상증자는 구주주 청약 후 일반 공모방식으로 진행되며, 할인율은 20% 적용된다.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청약 배정주식에 120%까지 참여하기로 결정했고 출자금액을 454억∼544억원으로 제시했다.

자산 매각을 통해서도 약 1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용인 마북리연구소 부지에 이어, 울산공장 내 선실공장 부지가 해당된다.

이번 유상증자와 자산매각을 통해 마련되는 약 3000억원은 주로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될 예정이다. 일부는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에 쓰인다. 현대일렉트릭은 부채비율을 100%대로 낮춰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부서 통폐합, 임원 축소, 유휴인력 감축 등 고강도 자구노력도 함께 진행한다. 영업·R&D·경영 등 6개 본부 체제를 없애고 부문도 현재 20개에서 4개로 대폭 축소할 방침이다. 전 임원에게 일괄 사직서를 받고 조직 개편 마무리 후 재신임 절차를 밟아 임원의 40% 정도를 줄인다. 또 외부 경영진단을 통해 불필요한 비용 요소들을 제거해 연간 50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