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 높은 점유율에 카타르발 특수 불투명
수주 시 M&A 영향…M&A 승인나도 영향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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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M&A가 각계의 반발과 일본의 반대 목소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카타르에서 대규모로 발주하는 LNG운반선 수주전에서도 성과를 낼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LNG운반선 시장 지위를 감안하면 대규모 수주가 각국의 기업결합 승인에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카타르발(發) 호황을 누리고 M&A가 성사되더라도 이후 수주에선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M&A는 정부의 가장 대표적인 구조조정 업무다. 중복 영역을 줄여 조선업의 호황을 되찾겠다는 취지로 작년부터 물밑 작업을 진행해 왔다. 암초가 계속 나타나고 있어 아직까지도 성사 여부를 점치기 어렵다.
최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번 M&A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나 하도급거래 공정화 등 조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 M&A를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은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승인을 막고자 유럽에서 반대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EU와 오랜 기간 사전 의견조율을 진행해 승인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으나, 돌발 변수로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최근 사이가 틀어진 일본 역시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공적자금 지원을 문제삼아 왔고, 일본 조선업계에서도 이번 M&A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M&A 성사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최근 진행되고 있는 카타르발 대규모 LNG운반선 수주 경쟁에서도 힘이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LNG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예정하고 있다. 최대 100척의 LNG운반선을 발주하는데 이르면 연내 40척의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랜 수주 가뭄에 허덕였던 우리 조선사들엔 놓치기 어려운 대형 특수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올해 첫 정상회담 국가가 카타르였는데, 이후에도 이낙연 총리가 카타르를 방문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 LNG운반선 발주에서도 한국을 우선 거론하기도 했다. 카타르 측에서 연초부터 조선 3사에 어느 정도 건조 능력이 있는지 물었고, 지난 7월엔 조선사들이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지원 움직임도 분주하다. 조선사들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해운사들도 컨소시엄을 꾸려 수주전에 참여했다. 해운사들이 운송계약을 따낸 후 조선사들에 일을 맡기는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척이면 선방, 20척이면 대성공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금액으론 2조5000억원에서 5조원에 달한다.
국내 조선사들에 얼마나 많은 물량이 배정될 지는 미지수다. 한국 LNG운반선의 기술력은 최고 수준인데 그만큼 점유율이 높다. 지금까지 QP의 LNG운반선 대부분이 한국 조선소에서 건조됐지만 이번에도 모두 몰아주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품질 외에도 도크의 여유와 납기 준수 여부도 따져야 한다.
LNG운반선 부문은 대우조선해양 M&A 승인의 핵심 요소로도 꼽힌다. 골치거리였던 해양 플랜트와 달리 기술력이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LNG운반선 신규 수주 대부분을 한국 조선사들이 가져갔다. 추가 수주로 독점성이 높아진다면 M&A 승인에 득이 되지 않는다. 물량을 무조건 많이 따오는 것이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이번에 수주 호황을 누릴 수 있지만 M&A 승인 후 본격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LNG운반선 분야의 점유율을 낮추는 조건으로 승인이 났다면, 당분간 이 부문의 신규 수주는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법무법인 기업결합 전문 변호사는 “최근 기업결합이 완전히 불허되는 경우는 손에 꼽지만 경쟁제한성이 높은 영역을 낮추라는 등 조건이 붙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결합 당사 기업 외에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각국 경쟁당국이 조건을 붙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LNG운반선은 우리나라 외에 중국, 일본도 건조하고 있지만 위상이 다르다. 중국은 작년 LNG운반선의 치명적 결함으로 시장 신뢰도가 사라졌고, 일본은 구형 기술인 모스(반구)형 LNG운반선을 주로 만들고 있다.
두 기업 중에선 현대중공업보다는 대우조선해양의 부담이 보다 크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보다 재무 여력이 떨어진다. 선사들이 대규모 지분투자를 요구한다면 다른 빅2 조선사보다 우위에 서기 어렵다. 가뜩이나 M&A 승인의 불확실성 때문에 수주에 영향을 받아 왔는데, 일본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움직임까지 겹쳐 적극적으로 나서긴 어려운 상황이다.
한 선박금융 업계 전문가는 “일본이 문제삼는 것은 정부가 사정이 좋지 않은 대우조선해양에 부당하게 금융지원을 해주고 일감도 몰아줬다는 것”이라며 “이번 수주전에서까지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에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이번 수주전과 M&A를 직접 연계할 필요는 없다고 보기도 한다. 별개 회사기 때문에 각자 경쟁적으로 수주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M&A 중이라도 당장 수주에 영향은 없다는 것이다. 결론이 나기 전에는 수주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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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0월 15일 17:2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