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경영지표 흠집엔 우려하는 시각도
영업익 떨어뜨릴 요인이 늘어난 셈이란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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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츠가 공모리츠 역사를 새로 썼다. 롯데그룹은 한시름 놨지만, 롯데쇼핑은 마냥 웃을 수는 없다. 리츠 수익률의 기반이 되는 ‘롯데쇼핑’ 입장에선 수익성을 떨어뜨릴 요인이 더 늘어난 셈이라는 우려들이 나온다. 증권사들은 롯데쇼핑의 목표가를 일제히 낮추고 있다.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진행한 롯데리츠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63.28 대 1로, 공모 리츠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있었던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는 4조7000억원이 몰렸다. 공모자금이 유입되면 롯데리츠의 모회사인 롯데쇼핑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게 일반적인 시나리오다. 롯데쇼핑이 1조원가량의 점포 매각 대금을 현금화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상장 후 리츠 지분 50%를 들고 있으면서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으로 꼽힌다.
이 ‘배당금’ 때문에 롯데쇼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는 지적도 있다. 기업의 영속성을 위한 준비는커녕 리츠 배당률에 맞추기에만 급급한 ‘주객전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쇼핑 입장에선 리츠를 충분히 활용한 수 있지만 공모 흥행으로 목표 배당수익률에 대한 부담은 선명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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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츠의 상장 후 목표 배당수익률은 6.3~6.6% 수준이다. 2021년 이후에도 6%대 중반 수준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코스피 평균 배당수익률이 2.2%인 것을 감안하면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시장에서도 해당 목표 배당수익률이 지켜질 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의 부동자금이 롯데리츠 청약에 들어가 경쟁률을 높였다는 평가가 앞선다. 많은 자금이 몰린 덕에 당장은 롯데쇼핑이 숨통을 트는 것 같지만 그에 따른 장기적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롯데리츠 배당의 수입원은 임차인인 롯데쇼핑에서 나온다. 롯데쇼핑 역시 롯데리츠 주주로서 배당금 수익을 챙길 수 있지만, 영업활동에 따른 이익잉여금 등을 쌓기가 어려워지는 구조가 된다. 유통업이 구조적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롯데리츠 흥행이 롯데쇼핑의 재기 측면에선 ‘그저 그런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7% 이상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엔 3.35%로 계속 줄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의 별도기준 이익잉여금은 2017년 11조3094억4600만원에서 지난해 10조6183억1100만원으로, 올 상반기에는 10조4931억9300만원으로 감소세다. 일각에서는 리츠 상장에 따른 임대료 부담이 더해지면 영업이익률이 더 감소할 수 있다고 본다.
증권사들이 롯데쇼핑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 중인 분위기도 부정적이다. 롯데쇼핑이 그동안 롯데리츠 상장에 따른 수혜를 설명해왔지만, 수요예측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 보고서를 낸 증권사 모두 롯데쇼핑의 목표주가를 떨어뜨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 입장에선 리츠로 배당금수익을 챙길 수 있고 내년부터 재산세를 덜 낼 수는 있지만, 현재 영업이익률도 안 좋은 마당에 매년 임대료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더 빠질 전망이라 경영 지표상 부정적일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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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0월 1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