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다소 기대 못미쳐…신중론도 대두
오너 지분 47%, 평가 따라 계열분리 기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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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재상장한 두산의 신사업 2사(社), 두산퓨얼셀과 두산솔루스를 둘러싼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상장 9거래일째 증권가에서도 기업가치와 잠재력 평가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오너일가가 높은 지분을 보유한 양사의 특성상, 시장 안착이 향후 두산그룹의 사업재편과 계열분리와 연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전자와 바이오, 화학 및 산업차량 등 다양한 사업부문을 영위하는 두산그룹 사업지주회사 ㈜두산은 두산퓨얼셀과 두산솔루스를 인적분할했다. 두산 측은 지난 4월 분할상장 방안을 발표하며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목적으로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시장의 전망은 상당수가 긍정적이다.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영위하는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기준 해당 시장의 약 93%를 점유한 사실상의 독점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 분야 연료전지 비중이 올 1월 발표된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과 맞물려 중장기적인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OLED와 전지박 등을 생산하는 두산솔루스는 가파른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곳이다. 증권가에서는 두산솔루스의 전지박 매출이 내년 208억원을 시작으로 2025년 56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OLED 소재부문에서도 같은 기간 연평균 17% 성장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결과적으로 두산이 ‘될만한 사업을 분할했다’는 당초 분석이 어느 정도 유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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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업가치는 아직까지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다. 분할이 발표된 이후 증권가가 내놓은 두산퓨얼셀과 두산솔루스의 예상 시가총액은 각각 4000억~8000억원, 6000억원에서 7000억원 이상이었다. 상장 이후 일주일가량 지나며 양 사의 시가총액은 각각 3700억~4400억원, 4900억~5200억원 상당으로 예상가 하단보다 조금 못 미치는 선에서 형성됐다.
또 한번의 ‘주가 점프’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일부에서는 밸류에이션에 대한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정확한 추정이 어려운 이유가, 아직까지 회사에 대한 뚜렷한 데이터가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공시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적정 가치를 찾아갈 지는 그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퓨얼셀과 두산솔루스를 둘러싼 시장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누구보다 안착을 고대하는 이들은 두산그룹 오너일가다. 특수관계인만 36명에 달하는 ㈜두산의 주주구성 때문에, 인적분할 이후에도 양사의 오너일가 지분은 47%에 달한다.
지분도 지분이지만, 두산그룹의 사업군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두산은 현재 지주사 휘하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그리고 실질적인 이익을 내는 손자회사 두산밥캣이 중심인 사실상의 중공업 주력 그룹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특히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이 포함된 건설기계부문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그룹 전체의 70% 수준에 근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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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뒤를 이어야 하는 승계 후보군은 너무나 다양해 당초부터 이번 분할의 시초는 비주력 부문으로 꼽히는 전자·화학 사업군 중 알짜 사업부를 떼내 상장시키고 차후 사업재편과 계열분리의 기반으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다.
이는 두산이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한층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5년 말 면세사업에 뛰어든 두산그룹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2000년대까지 그룹의 주력이었던 소비재 유통 사업을 지주사 유통 부문을 중심으로 재도약 해보려는 움직임이었다. 난관 끝에 면세 사업권을 획득했지만 3년만에 실패했다. 때문에 기존 지주사의 사업부문 중 가장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됐던 양 사가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CCL(전자재료), 정보통신, 산업차량 등 아직 존속법인에 속한 사업부문의 활용 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퓨얼셀, 두산솔루스의 오너일가 지분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 점도 고려요소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양 사의 기업가치 평가 결과에 따라 오너일가가 양 사 지분을 현물출자 하거나 지주사 지분과 교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여기에 고배당 성향을 유지시켜 현금 확보에 용이한 흐름을 이어나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는 “비슷한 곳들이 많지만 두산도 오너일가가 많은 그룹이라 미래엔 분리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앞으로 각자가 자금이 더 필요할 것이고, 상장사들이 커나갈 수 있으면 분할하기도 편해질 테니 분할상장 기업들의 평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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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0월 30일 15:3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