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IT 혁신 역량 높이 평가…밸류업 용이 평가
국내 중심의 카카오톡, 해외 시장 개척 시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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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IB)업계 내에서 '카카오 네트워킹'이 더욱 중요해지는 분위기다. 카카오페이지를 필두로 다수의 계열사가 2020년 이후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라, 주요 증권사 IPO 담당 실무자들도 카카오와의 관계를 두텁게 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SK그룹과 롯데그룹 등 잠재된 IPO 거래가 많은 기성 대기업 중심으로 적극적인 영업에 나섰던 IB들이 최근엔 카카오와 네이버 등 인터넷 정보통신(IT) 공룡들로 주 영업처를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의 IT 혁신 역량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 속에 사업 성장성이 한계를 보이는 그룹사보단 '밸류업'이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IB들의 카카오 딜(Deal)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내년 이후 IPO를 예정이거나 시장에서 IPO 매물로 거론되는 카카오의 계열사는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엠 등이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올 상반기에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공동대표주관사로 선정 후 IPO를 진행 중인 상황이며, 최근 카카오뱅크도 예정대로 2020년~2021년에 IPO를 계획 중이라 밝히면서 발행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선 벌써부터 카카오페이가 카카오뱅크의 IPO 후발주자로 점쳐지는 분위기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에 IPO를 준비하다 ‘감리 이슈’로 상장을 자진 철회한 카카오게임즈도 내년에 다시 증시 문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키즈가 '야나두'를 인수한 것 역시 장기적으로는 IPO 밸류에이션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국내증시는 아니지만 카카오재팬이 내년에 도쿄증시 입성을 계획하고 있는 등 국내외 사업들의 IPO가 확발해지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만큼, IB들 사이에서 '카카오 네트워킹'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사업부 분사 후 IPO를 통한 밸류업' 사이클을 전사적으로 지향하고 있다. 각 계열사별로 색깔에 맞는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을 꾸준히 검토하고 몸집을 불린 뒤, 최종적으로는 IPO를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와 동시에 자립적인 자금 조달을 유도하고 있다. 발행시장에 있는 IB들 입장에서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올 4분기부터 카카오뱅크 등의 IPO 계획 여부를 꾸준히 팔로업하는 등 국내사뿐만 아니라 해외사 입장에서도 카카오 계열사의 IPO는 의미가 있는 딜"이라며 "NH투자증권과 KB증권 등은 카카오페이지 IPO를 완주해서 후속 IPO 주관계약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도록 신경을 쓰는 상황이고, 다른 증권사들은 저마다 카카오 관계자들과의 친분 쌓기에 더욱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 카카오 계열사들의 기업가치가 '조 단위'로 거론되는 부분에 대한 우려는 존재한다. 디지털 광고 시장의 성장에 따른 인터넷 IT 업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부분은 이점이지만, 카카오의 '근간'이 되는 카카오톡 플랫폼이 국내 중심이라는 점에서 계열사들의 해외 시장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카카오의 사업들은 카카오톡과 연계하거나 시너지를 창출하는 부분이 많다. 카카오페이지나 카카오뱅크 등 단독의 애플리케이션이 있긴 하지만, 모회사의 플랫폼과 연계돼서 사용자가 유입되는 수혜를 무시할 수 없다. 카카오 계열사들이 각 사업의 경쟁사들과 차별점으로 지목되는 부분이 카카오톡인 점을 고려하면 해외 시장에선 이 부분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는 주수입원이 지식재산권(IP)에 기반한 경우라 콘텐츠가 좋다면 플랫폼 시너지가 약해도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여력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카카오의 주요 사업들의 밸류가 조 단위로 점쳐지는 것을 고려하면 해외 시장에서도 국내 시장만큼의 성장 동력은 확보돼야 하는데, 카카오의 주요 자산인 '카카오톡 플랫폼 시너지'를 해외에선 발휘할 수 없다는 부분은 아킬레스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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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2월 04일 17:1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