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대신증권, IB 내 조직 신설 대신 '전사적 시너지' 모색
향후 2~3년 리츠 황금기 예상…부동산 가격 하락 리스크 有
-
국내 증권사들의 '공모리츠 경쟁'이 내년에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내년 사업 목표에 공모리츠 기업공개(IPO) 등 관련 업무 강화를 주문하면서, 이제는 공모리츠 딜소싱(Deal sourcing)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증권업계에선 저금리 시대 대안으로 향후 2~3년간 공모리츠가 황금기를 누릴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2년간 국내 공모리츠 시장 규모가 성장하면서, 리츠가 생경하던 국내 투자자들도 공모리츠로 눈길을 돌리고 있어서다.
지난해 신한알파리츠(오피스)를 시작으로 올해 롯데리츠(리테일)까지 흥행은 말 그대로 '돌풍'이었다. 롯데리츠는 공모 규모만 4300억여원으로 올해 주식자본시장(ECM) 거래 중 최대를 기록, 증권사들의 주관 순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지난 5일 상장한 국내 최초 재간접형 공모리츠인 NH프라임리츠도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는 평가다. NH프라임리츠에 몰린 청약 증거금만 7조7000억여원을 상회하는 등 해가 바뀔수록 공모리츠의 인기가 올라가다 보니, 증권사들 입장에선 새로운 형태의 공모리츠 발굴에 집중하고 관련 업무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롯데리츠 때도 청약 증거금만 4조7000억여원 이상이 몰려 업계 내에서도 놀랐는데, 이번 NH프라임리츠를 통해 주요 증권사들이 리츠 관련 업무 강화에 확신을 얻는 분위기"라며 "국토부를 포함한 당국에서 공모리츠를 투자처로 장려하는 것도 증권사들의 사업 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증권사들은 리츠 상품을 새 먹거리로 보고 시장 분석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공모리츠 관련 부서를 만든 것은 미래에셋대우가 처음이다. 지난해 IB3부문 내에 태스크포스(TF)로 만들었던 리츠금융TF를 올해 초 IB1부문 내 리츠금융본부로 정식 신설했다. 비록 상장엔 성공하지 못했지만 홈플러스리츠 상장주관 업무를 담당하는 등 수익구조 발굴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현재 인원은 8명 안팎이지만 규모를 늘려나갈 전망이다.
KB증권도 올해 전문 인력을 꾸려 IB부문 내 리츠금융팀을 신설했다. KB증권의 리츠금융팀은 신규 리츠 발굴 및 상품구조 설계 전반 업무를 수행한다. KB부동산신탁 등 KB금융지주 내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추구할 방침이다.
공모리츠 성과 측면에서 경쟁사보다 앞선 NH투자증권은 리츠금융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대신 지분투자 방식으로 공모리츠 시장에 발을 들이거나, NH농협금융 전사적인 시너지 강화 형태로 사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NH금융지주가 지휘하고 NH투자증권이 NH농협리츠운용과 협업(co-work) 하는 형태로 상품 구조를 추가 개발하고 상장주관 업무도 담당하는 형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NH투자증권과 비슷한 모양새로 리츠 사업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나 KB증권처럼 IB부문 내 리츠금융 부서를 만들기 보다는 차라리 단독으로 부서를 두거나, 아예 부서를 따로 두지 않고 협업하는 형태 등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룹 내 디벨로퍼 계열사인 대신F&I과 대신자산신탁 등을 활용해서 리츠를 상품화하고, 대신증권이 상장 업무를 담당하는 등 '증권+부동산' 결합 시너지에 집중할 전망이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도 공모리츠 IPO 업무를 확대하기 위해 관련 인력을 보강하는 등 내년을 대비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공모리츠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편인 데다 주식 매도로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에 기관뿐만 아니라 개인 고객의 수요가 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그룹 입장에선 복합적으로 수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위험성엔 둔감한 상황이라 우려도 일부 제기된다"고 말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2월 08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