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옥션 외 점유율 95% 아이템베이 합병 사례
‘급성장 시장의 절대자’ 평가…경쟁사·업주 반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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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의 합병으로 배달어플리케이션 시장의 절대 강자가 탄생했다. 사실상 시장 전체를 독점하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의 깐깐한 승인 심사가 예고돼 있다.
이러다보니 거래 무산을 예상하는 이들까지 나오고 있다. 급격히 성장하는 시장의 독점 사업자는 후발 주자들의 움직임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 앱에 입점한 요식업체들의 입지도 고려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 거래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유사 산업에서의 사례를 근거로 승인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경쟁 제한성이 있긴 하지만 진입 장벽이 낮고 독점보다는 상생을 위한 것이란 논리를 펼 가능성도 있다.
13일 ‘배달의민족’ 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요기요·배달통을 운영 중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HD)와의 합병 본계약을 체결했다. 우아한형제들 지분 100% 가치는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로 평가받았다.
아직 갈 길은 멀다. 현행 법상 합병 대상 2개 회사 중 한 쪽의 자산총액 또는 매출이 3000억원 이상, 나머지 한쪽의 자산 또는 매출이 300억원 이상이면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연내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본격화된다.
당장 공정위가 가장 문제 삼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은 배달앱 회사들의 합산 점유율이다. 심사를 할 시장이 획정되면 그 후엔 점유율 확대 여부가 절대적인 평가 요소가 된다.
1위 사업자 배달의민족의 점유율은 50%가 넘고, 2~3위 사업자 요기요, 배달통까지 합치면 90%를 넘는다. 1위 사업자의 점유율이 50% 이상, 3위내 사업자 점유율 합이 75% 이상이면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된다. 이 경우는 이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1~3위 사업자가 하나로 모이는 구조다. 세계 1~2위 조선사의 합병 승인을 얻어내는 것보다 어려운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배민 측과 법무법인 태평양은 이에 대한 심사승인을 내기 위해 여러 거래를 '유사 사례'로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아이템베이와 아이엠아이(아이템매니아) 의 합병 사례로 거론된다. 2012년 비엔엠홀딩스가 두 회사 주식 100%를 인수한 후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두 회사는 게임 아이템 중개 거래 시장 1~2위 사업자로 합산 점유율이 95%를 넘었다.
절대적 시장지배자였기 때문에 기업결합 심사는 늦춰졌고 무려 2년이 지난 2014년에야 승인이 났다. 3년간 적립 포인트 수준을 불리하게 바꾸거나 물가 상승률을 초과해 판매 수수료를 인상하지 않는 등 조건이 붙었다. 공정위는 시장을 독점하게 된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아이템 거래가 줄고, 모바일 게임 시장이 성장하는 등 시장 변화를 감안했다.
이런 사례처럼 배달의민족-요기요 합병 거래 등을 놓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 '낮은 진입장벽', '쿠팡, 카카오 등 더 큰 자본력을 가진 회사들의 참여' 등을 들면서 심사 통과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거래 주요 관계자는 “과거 아이템베이 합병도 독점이 문제가 됐는데 시장 환경 변화로 수수료율을 올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이번 거래 역시 합병 후 점유율은 높지만 진입 장벽이 낮고 경쟁이 심해지는 시장임을 감안하면 시장 지배력을 획득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배민측의 논리가 그대로 먹힐지는 미지수다. 독과점 심사승인을 얻어내기 위한 '아전인수'식 해석인데다 논리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들도 여럿 나오고 있다.
우선 배달앱 시장은 최근 수년간 가장 급격히 성장한 영역 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배달의민족의 성장세는 독보적이었다. 거품 논란이 있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돈 버는 유니콘’으로서 존재감이 확실했다. 진입 장벽이 낮다지만 글로벌 기업 우버의 브랜드(우버이츠)조차 뿌리를 내리기 어려울 만큼 기존 앱들의 브랜드 파워가 컸다.
즉 시장 점유율을 다소 내주더라도 앞으로 더 취할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도 경쟁사와 고객들의 반발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시 경쟁사들의 의견을 듣기도 하는데 배달의민족이 공격한 쿠팡측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C사’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배달의민족은 오픈리스트, 울트라콜 등 다양한 비용의 서비스를 출시해 요식업체들이 볼멘 소리를 하기도 했다.
다른 M&A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에 절대적 지배자가 탄생하면 그에 입점해 있는 수많은 자영업자에 피해가 갈 수 있고, 새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후발 업체들의 행동도 제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사 승인 여부와 별개로, 심사 과정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조건부 심사승인' 등의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시장획정 부분을 책정하고 관련 의견 청취가 불가피하다. 이번 거래가 '유니콘' 기업을 전면에 내세웠던 정부의 스탠스와도 배치되는 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에도 적잖은 부담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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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9년 12월 14일 08:1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