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하향 검토…금리 상승 가시권
아시아나 정상화 비용 미지수
핵심 사업 투자 '노란불'
지주회사 계열사 지원 여력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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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인수에 따른 부담은 결국 주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 주가는 신저가를 경신했고, 재무상태가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용등급도 하향 기로에 섰다. 건설경기의 불안감이 확산하는 시점에서 주력 사업의 현금 흐름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기도 벅차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란 날개를 단 HDC현산이 기회보다는 리스크가 큰 시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 1년 코스피와 비교한 HDC현산의 상대 주가 수익률은 마이너스(-) 55%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확정 지은 시기를 전후해 주가 낙폭은 더 커졌다. 최근에 회사가 약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자 국내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조정 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6개월동안 1000억원이 넘는 HDC현산의 주식을 순매도 했을 정도로 투심이 악화한 상황이다.
투자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자금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는데 최근 조달 형태가 회사와 주주들에게 부담을 주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확정되면서 주가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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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해 ▲유상증자 약 4075억원 ▲공모 회사채 발행 3000억원 ▲차입금 조달 8026억원 ▲자체 보유 현금 5000억원 등의 자금 조달 계획을 세웠다. 현재 유상증자 예정 발행가액은 1만8550원이지만 주가가 현재 수준보다 하락하면 유상증자로 계획한 조달 금액 규모가 이보다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자체 보유 현금에서 추가로 출자하거나 차입 규모를 늘려야 한다.
차입 규모가 늘어나면 HDC현산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미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HDC현산과 지주사 HDC의 신용등급(A+)을 하향 검토하기 시작했다. 신용등급의 하향은 조달 금리의 상승을 의미한다. HDC현산은 올해 1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지난해 3분기 개별 기준 HDC현산의 보유현금은 9043억원인데 이중 약 50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투입하는 점을 고려하면 여유있는 형편은 아니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산업은 변동성이 굉장히 큰 산업 중 하나이기 때문에 실적 변동성을 재무적으로 어떻게 상쇄하느냐가 평정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며 “HDC현산이 현재 자산만으로 향후 자금 소요에 대응이 가능하다고 자체적인 평가를 하더라도 향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재무여력은 신용등급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종합부동산업체, 즉 디벨로퍼로 변신을 꾀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는 모빌리티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3년간 개발 사업 부지 확보를 위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가시화한 성과가 나기도 전에 회사는 보유한 자금 대부분을 신사업 투자에 쓰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 얼마가 더 투입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핵심 사업에 대한 투자는 정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재무 부담을 다소 감수하더라도 기존 사업에서 유의미한 현금흐름을 만들어 낸다면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 예상하는 올해부터 내년까지의 회사 실적 전망은 전년 수준에 못 미친다. 아시아나항공이 유의미한 실적을 내고, 연결 재무제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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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향후 지주회사의 재무여력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HDC는 HDC현산의 지분 33%를 가진 최대주주다. 보유현금은 1470억원 정도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예상되는 출자규모는 약 1340억원이지만 초과 청약분을 고려하면 최대 1500억~1600억원의 자금소요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완료된 이후부터는 자회사 처리 문제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HDC그룹은 지주사 행위제한요건 규제를 받는다. 인수 시점부터 2년 이내에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 지분을 모두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만들거나 자회사에서 떼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주회사의 여유 자금이 말라간다는 것은 그만큼 지배구조 개편의 선택지도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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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1월 1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