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주주 확보 '당근'으로 자산매각 내세워
매각가 극대화보다 매각 종결 촉박해진 상황
국내외 호텔체인 늘리는 한앤코·미래에셋 등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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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KCGI 연합 간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이에 따를 거래(Deal)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그룹이 매각을 공식화한 호텔과 유휴부지 등이 대표적이다. 한진칼은 연내 비주력 자산의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주주환원책으로 내비쳤고, 시장에선 공식적인 매각절차 개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 회장 입장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보일 수록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우호 주주 확보에 유리한 구도를 차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매각가를 둔 줄다리기보다는 '속도전'을 예상되고 있다. 구매자 우위의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외 사모펀드(PEF)들의 관심도 이어질 전망이다.
7일 그룹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 내 일부 호텔 매각을 포함한 안건을 이사회를 통해 승인했다. 지난 6일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매각 등 유휴자산 매각 발표에 이어 적극적으로 자산 매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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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의 주주환원책 발표 전후로 국내외 증권사 및 PEF운용사들의 자산 매각을 둔 문의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 내 호텔사업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는 국내에 '제주KAL호텔', '서귀포KAL호텔', '파라다이스호텔 제주', '그랜드하얏트 인천' 등 4개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 매각은 확정지었고, 인천 소재 그랜드하얏트 인천 등은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육성 또는 구조 개편의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LA소재 윌셔그랜드센터도 사업성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한진그룹 전반의 호텔사업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애착을 보여온 사업군으로 알려졌다. 다만 막대한 투자금 대비 장기간 손실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비판 중심에 섰다. 조원태 회장 입장에선 이번 기회로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는 한편, 조현아 측과도 확실한 절연 의지를 내비칠 수 있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측의 명분을 공격할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KCGI는 '호텔사업 등 비주력자산 매각'을 핵심 요구로 주창해왔지만 조현아 측과 연대한 이후부터 이에 대해 공식적인 요구안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잠재 인수자 입장에서도 거래 구도를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 조원태 회장 및 한진칼 입장에선 우호 주주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보니 매각 기한이 촉박한 상황일 수 있다. 회수 금액 극대화보다는 확실한 매각 종결이 더 우선한 상황이다. 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미 복수 국내외 PEF 운용사 중심으로 잠재적인 관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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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 회자되는 운용사는 한앤컴퍼니다. 산업 내 대표 업체를 M&A한 이후 연관된 동종업체를 인수해온 '볼트온(Bolt-on)' 투자방식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시멘트·해운사에 이어 최근엔 국내를 중심으로 호텔체인사업도 활발히 확장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호텔현대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호텔 투자에 나섰다. 울산, 목포, 경주에 위치한 호텔 3 곳을 확보했다. 전주 르윈호텔 인수, 포항 베스트웨스턴 호텔 인수도 속속들이 단행했다. 현재 '라한' 브랜드로 이름을 바꾼 후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5성급(씨마크호텔·경주 호텔현대), 4성급(목포 및 울산 호텔현대), 3성급(전주 르윈호텔 및 포항 베스트웨스턴호텔)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확보한 셈이다. 칼호텔네트워크의 자산을 인수할 경우 제주와 인천 등에서도 거점을 확보할 수 있다. 또 부동산 디벨로퍼 사업을 꾸리는 SK D&D의 공동 대주주에도 올라있는 만큼 호텔 개발사업과 연계도 노릴 수 있다.
이외에도 호텔 사업을 빠르게 늘려온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의 관심이 점쳐진다. 다만 미래에셋 등은 그간 국내보다는 해외를 기반으로 투자를 확대해온 만큼 접근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간 매각 작업에 나섰지만 지지부진했던 송현동(경복궁 인근) 부지도 다시 한 번 탄력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부지 개발을 놓고 규제 문제가 여전히 불확실한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한진그룹은 지난 2008년 2900억원을 들여 옛 주미대사관의 숙소부지인 이 곳을 사들여 7성급 한옥 호텔 등을 포함한 복합문화단지 개발을 추진했다. 하지만 호텔건립 허가가 나지 않으며 사실상 방치해온 상황이다. 이후 소유주인 한진그룹 측 의사와 무관하게 종로구청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소나무 공공 숲·지하 주차장 조성 계획 등이 논의되는 등 공회전을 거듭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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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2월 11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