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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5일 한국 증권산업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향후 12~18개월간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하에 국내 증권사들이 비전통 사업 비중을 늘리면서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한 결과다.
무디스의 기본 가정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여파가 경제성장의 리스크를 가중키는 가운데 한국의 GDP 성장률을 2020년 1.9%, 2021년 2.6%로 전망하고 있다. 무디스는 한국(Aa2 안정적)의 7개 증권사에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들 증권사의 증권산업 전체 자산 점유율은 2019년 9월 30일 기준 59%이다.
옥태종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또한 지속적인 위탁매매 수수료율 하락 추세가 반영하듯, 증권산업의 전통적인 브로커리지 사업의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증권사들이 지속적으로 비전통적인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12~18개월간 이들 증권사에 새로운 주요 리스크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조달 구조와 관련한 주요 리스크는 증권사들의 단기 차입을 통해 자산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유동성이 낮은 자산 비중이 확대되면서 유동성 관리의 어려움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국내 증권사들이 위기시에도 활용가능한 안정적인 자금조달원이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외화 자금조달 측면에서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이 커미디트 크레디트 라인(committed credit line) 또는 장기 자금조달원이 부족하고 스와프나 은행 여신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어 이와 같은 문제가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증권사들의 수익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겠지만 자본적정성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위탁매매수수료 수익 부진이 지속되겠지만 기업금융 익스포져, 부동산 투자, 및 대체 자산 판매 등의 수익 확대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정적인 이익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단기 금융 및 기업여신 사업 확대에 따른 자산 성장이 증권사들의 자본적정성을 압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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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3월 05일 12:45 게재]
입력 2020.03.05 12:47|수정 2020.03.05 1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