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대비 실적 둔화세에 짙은 점도 눈여겨 보는 부분
대신F&I가 대체투자 확대하면서 등급 추가 하락 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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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4년간 의욕적으로 사업을 확대해오던 대신증권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다. '라임자산운용 상품 핵심 판매사'라는 낙인에다, 실적 보완 역할을 해주던 100% 자회사 대신에프앤아이(F&I)의 신용등급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올랐디 때문이다.
기존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등 증권업 본업의 부진에 F&I 관련 부동산 세금 부담 등의 악재가 있는 상황에서, 라임운용 상품 불완전판매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탈출구를 찾기가 어려울 거란 평가다.
현재 대신증권은 증권사 중 라임펀드 관련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신청 금액이 최다(176억원)이다. 판매 규모도 규모지만 대신증권이 다른 판매사에 비해 신용평가업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투자자들의 '조직적 대응'이 예상돼서다. 대신증권 반포WM센터을 통해 라임 펀드를 담은 투자자들끼리 지인인 경우가 많은 데다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 다른 판매사에 비해 법적 공방 리스크가 크다는 진단이다.
라임 사태 외에도 수익구조 개선이 정체되는 등 본질적인 문제 등이 산적하면서 올해 실적 둔화세가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영업이익이 968억원으로 전년 대비 38.9%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매출액은 2조6997억원으로 같은 기간 5.6%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1023억원으로 27.3% 감소했다. 주요 증권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을 고려하면, 대신증권의 실적 정체가 상대적으로 눈에 띈다는 지적이다.
대신증권은 브로커리지 부진에 따른 이익 감소세를 만회하고자 대신F&I와 대신저축은행 등을 인수하면서 수익구조 다변화를 모색해왔다. 하지만 부실채권(NPL)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대신F&I의 이익 증가가 정체된 상태다. 2017년엔 대신증권의 부진한 실적을 자회사인 대신F&I가 보완하는 모양새가 뚜렷했지만, 이후 영업익이 쪼그라들고 있는 실정이다. 대신F&I는 2018년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57억원이었지만 2019년 3분기엔 191억원으로 급감하기도 했다.
대신F&I의 이슈는 '정체성 논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는 대신증권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만한 불확실성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대신F&I는 대신증권이 지부 100%를 보유한 완전자회사다. 비교적 안정적 수익성이 예상되는 NPL 투자가 주사업이란 점에서 무보증사채등급 A를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부동산개발회사(디벨로퍼) 성격이 강해지면 사업 안정성이 훼손되는 만큼 'BBB' 조차도 고민된다는 게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대신F&I의 신용등급 하락은 모회사인 대신증권의 재무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자회사의 사업 및 재무위험 증가로 지원부담이 되는 경우를 모회사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검토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나인원한남 분양이 완료되면 대신F&I는 투자금 회수 및 개발이익 획득이 가능하다. 하지만 분양이 완료되는 2024년에 발생하는 일회성 이익인 만큼, 앞으로 대신F&I가 얼마나 대신증권의 실적을 견인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신F&I가 NPL 투자엔 소극적인 반면 나인원한남을 포함해 대체투자 부문에 힘을 싣는 게 뚜렷해지면서 대신F&I의 정체성과 신용등급 평가를 어떻게 할지를 놓고 신용평가사 평정위원회에서도 화두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나인원한남의 분양물량이 총 341가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신 측에서 분양 전까지 입주자 대신 떠안을 세금만 공시지가 기준으로 최소 5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이라, 한동안은 부정적 요소가 부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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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3월 0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