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주 대체로 3년래 바닥 수준…주주환원 필요
특히 오너 기업(증권사) 배당 규모 신경쓴다는 분석도
성장성 둔화 우려 속 '배당'이라도 챙기려는 인식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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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도 '주주친화' 바람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주가가 3년래 바닥 수준을 면치 못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배당에 신경을 쓰는 등 주가 관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 호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뿐만 아니라 부진한 실적을 받아든 증권사도 오히려 배당을 늘리거나 적어도 줄이지 않는 모양새를 보이며, 증권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개선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주까지 주요 증권사들의 배당 규모가 대체로 윤곽이 나온 가운데, 업계 내 가장 눈에 띄는 증권사는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이란 평가다. 삼성증권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대신증권은 실적이 주춤했지만 각각의 이유에서 배당금 총액을 늘렸다.
우선 삼성증권을 살펴보면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300원 올린 17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518억1000만원으로, 지난해(1250억2000만원)보다 21.4% 증가했다. 배당성향도 38.7%(잠정실적 기준)을 기록하는 등 계속 올라가는 추세다.
대신증권의 경우 주당 배당금을 보통주는 620원에서 1000원으로, 우선주는 670원에서 1050원으로 대폭 확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배당금 총액 역시 455억여원에서 690억여원으로 51.6%가량 늘어났다. 잠정실적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배당성향은 67.7%로 전년(32.4%) 대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급감한 데다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이면서 배당성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배당금 규모를 대폭 늘린 상황이다.
두 증권사 외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미래에셋대우와 현대차증권 역시 배당금 규모를 확대했다. 현대차증권은 배당성향이 30%에 육박하며, 미래에셋대우는 배당성향은 30% 아래로 떨어졌지만 주당 배당금은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전년 대비 늘렸다.
특히 오너 기업(증권사) 중심으로 배당금 확대가 눈에 띈다는 평가다. 전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개선에 대한 압박이 커지면서 오너 기업일수록 지배구조(G) 등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주주환원정책이나 주가 관리 역시 더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또한 주주환원을 늘리면 오너 또는 계열 모회사에도 이득이라 나쁠 건 없다는 평가다.
주요 증권사들의 주가는 최근 3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다. 실적 볼륨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제자리걸음을 했고, 자본 확충에 따른 고도 성장기도 끝났다는 판단 때문이다.
2018년에만 해도 주당 1만원을 웃돌던 미래에셋대우의 주가는 현재 6000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현대차증권도 지난해까지 주당 1만원 이상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8000원대로 내려 앉은 상황이다. 대신증권의 주가는 지난달 말에 3년래 처음으로 1만원 이하로 떨어진 뒤 1만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2018년 배당사고와 증시 부진 등 겹악재로 주가가 급락한 것에 비하면 현재 주가가 회복된 편이지만, 배당사고 이전(4만원대)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또한 증권업은 금융 관련 업종 중에서 비교적 '성장산업'으로 분류되면서, 투자자들 역시 그간 배당에 대한 큰 기대가 없던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개년의 호실적을 뒤로 하고 올해부터 성장성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증권사들 사이에서 '배당'이라도 신경써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수익원으로 자리잡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제한하는 규제를 포함해 올해는 코로나19 이슈까지 겹치며 투자은행(IB) 수익성이 떨어질 요소가 많은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 전반적으로 최근 몇 년간 실적이 나쁜 편이 아니었고 복합적인 요인에서 주주친화정책을 펼치는 만큼, 증권주 투자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업계 관계자들도 궁금해하는 부분"이라며 "다만 실적 둔화 속에 올해 배당 규모를 대폭 확대한 대신증권에 대해선 배당 확대 타이밍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긴 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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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3월 08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