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채무 축적 구조, 다시금 과거로 회귀 양상
저신용도 기업들 채권과 PF 지급보증 '부담'
대형 건설사들도 PF 선관리 필요성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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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發) 경기침체로 건설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가 거론되며 우발채무 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떠오르는 분위기다. 재무여력과 신용등급이 낮은 고위험군 건설사 외에도, 대형 건설사 역시 시행사 지급보증 등으로 촉발될 수 있는 잠재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8년 국내 건설업계는 유례없는 시장 충격을 감내해야 했다. 금융위기를 지나며 시공평가능력 상위 100대 건설사들 중 45곳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현재도 우발채무 관리의 중요성으로 회자되는 사례다. 순간적인 운전자본 악화로 인해 연쇄 발생한 PF대출 보증 부담을 막지 못했던 것이다.
당시와 비교했을 땐 현재 건설사 재무구조는 안정적인 편이다. 지난 2010년대 중반부터 있었던 분양 호황 과정에서 축적된 자산과 실적 개선이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건설사들의 우발채무 구조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사의 현금흐름 악화는 큰 틀에서 두 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하나는 미분양∙공사대금 납부 지연에 따른 매출채권 증가, 다른 하나는 PF 우발채무 확약 인수(PF 지급보증)의 확대다.
신용평가사들은 이 중에서도 PF 지급보증의 시장 상황 변화를 저신용 건설사의 취약점으로 꼽는다.
PF 지급보증은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주로 시행사가 건축 사업을 일으킬 때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를 건설사가 대신 갚겠다는 확약 형태가 많다. 앞서 주택시장 호황기부턴 자본여력이 좋은 증권사들이 수수료를 노리고 건설사 대신 PF 지급보증을 서기 시작했다. 리스크를 하나라도 줄이고 싶은 건설사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증권사들이 이 시장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각종 부동산 규제로 지방 사업장의 리스크가 오른 탓이다. 과거 금융위기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다시금 시공사가 직접 연대보증에 나서는 형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두산건설과 한화건설은 리스크 노출로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PF 보증액 감축과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의 상환이 시급한 과제다. 하지만 현금 벌이와 추가 차입 여력은 적다.
두산건설의 시행사 PF 보증액은 지난 3분기 기준 3166억원이다. 지난해 말 전자단기사채(ABSTB) 보증이 상당 부분 줄었음에도 단기차입금이 3900억원가량 증가해 현금 흐름이 좋지 않다.
한화건설 역시 3969억원 상당의 시행사 보증액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공∙사모 회사채가 950억원에 달한다. 지난 3분기 기준 공사잔액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이라크 BNCP 프로젝트의 대금 납입이 지연된 이력도 있다. 일부 공사미수금 회수가 순차입금 규모를 1조397억원으로 줄였지만 부담감이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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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도 마냥 안심할 수 없다.
상위 건설사 중 가장 활발하게 국내 주택사업장을 수주해왔던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지난해 각각 8580억원과 1조4722억원의 시행사 연대보증을 제공했다. 대우건설과 같이 시행사 보증잔액은 4267억원에 그치지만, 자체사업으로 촉발된 높은 부채비율(301.6%)로 재무지표가 좋지 않은 곳도 존재한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건설사의 채권 스프레드는 계속 확대하고 있고, 코로나 확산 추이에 따라 중기적으로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상위 건설사라고 안심하지 말고 차입금과 우발채무 위험을 먼저 관리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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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3월 2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