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응 후 차후 장기화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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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안정펀드 출범을 앞두고 회사채 시장이 공백기를 맞은 가운데 우량기업들이 기업어음(CP) 시장에 속속 등장했다. 대부분 만기 3개월 이상의 CP들인데 단기적 자금 소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새 6조원에 가까운 CP가 발행됐다. 자금조달에 비상등이 켜진 증권사들이 CP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눈에 띄는 점은 A1의 우량기업들이 대규모 발행에 나섰다는 점이다.
SK에너지가 2750억원으로 가장 많이 발행했고 코리아세븐,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현대제철이 2000억원어치의 CP를 발행했다. 유통사인 코리아세븐이 일상적인 하루짜리 CP를 발행한 데 반해 중후장대 기업들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9개월까지 분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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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안펀드 출범을 앞두고 회사채 시장은 단기적인 경색을 보여주고 있다. 4월부터 속속 수요예측이 시작되긴 하지만 발행 규모는 좀 줄었고 대부분 중순 이후 발행일자가 잡혀있다. 그 전에 자금이 필요한 기업 입장에선 시장의 주목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지금 회사채 시장에 나오게 되면 시장이 모두 주목하게 되고 특히 수요예측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우량기업들은 CP 발행을 통해 단기적 자금 소요에 대응하면서 다음 기회에 이를 장기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도 회사채 발행을 장담할 수 없어 전환사채(CB)로 방향을 잡았을 정도"라며 "당분간 우량기업 CP 발행이 이어질테고 그만큼 비우량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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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3월 30일 16:4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