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차입금 2조 넘어서…현금성 자산도 악화
수도권 중심 고수익 시행사업 추구 성향
경기 침체 여부에 따라 신용도·실적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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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이 다시 악화됐다. '저지선'으로 꼽히는 300%를 또다시 넘기며 차입금 기한이익상실과 신용도에 위협이 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쇼크'로 인한 분양 연기·발주처 여력 감소가 맞물리며 재무여력 회복이 불투명해졌다. 최대주주 산업은행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우건설의 4분기 감사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개별 부채비율은 2018년말 269.6%에서 2019년말 301.6%로 약 30%포인트 증가했다. 연결 기준으로도 289.7%를 기록했다. 총차입금은 2조1189억원으로 전년(1조8677억원) 대비 증가한 반면, 현금성 자산은 6134억원에서 5802억원으로 감소했다.
대우건설의 부채비율 논란은 이미 여러 차례 시장을 달군 바 있다. 현대건설(106.4%), 삼성물산(72%), 대림산업(84.9%)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에 대비했을 때 유독 높았던 탓이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고 자체적으로 시행사 역할을 겸하는 사업이 많은 탓도 있지만, 사업구조가 유사한 GS건설(217.9%)과도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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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수주 형태나 사업 포트폴리오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부문별 수주잔고에서 주택건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조2144억원으로 약 80%를 차지했다. 매출 비중은 59.2%로 토목(15.9%), 플랜트(19.3%)보다 높았다.
자금이 많이 필요한 자체시행 사업도 계속되고 있다. 앞서 1500세대 상당의 인천 검단신도시 사업 등을 경험한 대우건설은 올해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6개의 자체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체사업은 단순 도급사업과는 달리 토지매입대금 등 선투자 비용이 많이 들지만, 그만큼 수익성이 높은 ‘하이리스크-하이리턴'(High risk-High return) 사업으로 분류된다.
이 과정에서 차입금은 자연스럽게 늘었다. 연 이자율 4%대의 사모사채 등을 찍어내며 3400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했고 건설공제조합과 NH투자증권, KDB싱가포르 등에서 원화와 외화를 차입해오며 총차입금이 2조원을 넘어섰다.
대우건설의 재무구조는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잠재적 위협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건설사 부채비율은 재무건전성을 단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임과 동시에 조건부 차입금의 기한이익상실 트리거로 사용된다. 통상 별도와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혼용하는데, 대우건설은 대부분 300%부터 350%까지 등급 하향과 차입금 기한이익상실 트리거가 형성돼있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작년부터 적용된 변경 회계기준에 따라 운용리스까지도 부채에 반영되고 있어, 등급 변동 요인으로 사용되는 기준은 내부적으로 재검토하는 중”이라면서도 “영업 현금 변동성이 큰 회사이기 때문에, 부채비율과 재무부담이 높은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최대주주 산업은행의 고민도 커질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현재 구조조정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종가(2940원) 기준 대우건설의 시가총액은 1조2219억원으로 3년전 대비 반토막이 났지만, 향후 주가 회복은 장담하기 어렵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코로나 여파가 주택 분양 지연과 저유가로 인한 해외 발주처 투자 감소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2분기부터는 피해가 본격적인 수치로 드러날 전망이라 실적과 주가의 불투명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관해 대우건설은 “올해 실질적인 수익으로 산입될 사업장들이 많고, 재건축 사업의 비중이 절반 정도로 높아 안정적인 사업이 예상된다”며 “자체시행 프로젝트도 전체 중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아 부채비율은 줄어들 전망이고, 트리거에 대한 소통 채널도 상시적으로 열려 있어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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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4월 0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