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부정적’, 하향 트리거도 아슬아슬
떠나는 기관·외국인, 손실 감수 CB 투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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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에 대한 기관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11년만에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고, 코로나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올 2분기를 넘어 실적 부진이 장기화 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관과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세는 가팔라졌고, 증권사들은 회사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낮추기 시작했다. 장외시장에선 기관투자가들의 CB 투매 현상도 발생했다.
최근 3개월간 기관투자가들은 1600억원 규모의 LG디스플레이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달까지 순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달 들어선 19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순매도로 전환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세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주가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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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내 최저 수준인 주가가 반등하기 위해선 실적 향상이 필수적이다. LCD(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등의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 당분간 반전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 전망 또한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평가다.
회사는 올 1분기에 4조7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09년 1분기(3조5000억원) 이후 11년만에 분기 기준 최저치이다. 영업손실은 3600억원으로 직전 분기 4200억원 대비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비상경영체제로 운영인 LG디스플레이는 LCD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수익성이 높은 OLED 부문으로 중심축을 옮기는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LCD라인이 구조조정에 돌입함에 따라 생산 능력은 감소했는데, 계절적 비수기에 코로나 여파가 겹치면서 분기 매출이 급감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수요가 급감하며 아이폰향 p-OLED 출하량이 감소한 점도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LCD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LCD TV 패널 가격이 반짝 상승한 점, 높은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적자폭을 줄일 수 있는 일회성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했다.
올해 2분기는 LG디스플레이에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여파에 따른 수요 감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기로, TV·스마트폰의 의존도가 높은 LG디스플레이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회사의 중심축으로 탈바꿈하는 OLED 출하 물량은 감소했는데, 신규라인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로 인해 손실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는 평가도 나온다.
회사가 명운을 걸고 약 5조원을 투자한 광저우 8세대 대형 OLED 설비도 양산 가동이 늦춰지고 있다. 회사는 늦어도 1분기 이후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코로나 이슈까지 겹치며 하반기 가동도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국내 증권사 한 연구원은 “코로나의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 등 유통 매장이 폐쇄되거나, TV 세트 업체들의 조립공장이 일부 가동을 중단하면서 TV의 수요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프리미엄 제품군인 OLED 패널의 출하량 전망치도 기존보다 약 20%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회사의 신용등급(AA-)에도 ‘부정적’ 전망이 달려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2월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 조정한데 이어, 올 2월 A+(부정적)으로 추가로 하향 조정했다. ▲LCD 분야의 부진이 심화했고 ▲OLED 사업 안정화를 위한 비용 부담 지속하는 점 ▲사업구조재편에 따른 재무부담이 가중 및 현금창출력 약화가 주된 원인이었다.
올해 초 신용등급 하향 조정 당시 트리거 조항이 ▲매출액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가 12%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EBITDA 대비 순차입금 지표가 2.5배 초과 상황이 지속 등 EBITDA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었다면, 현재의 신용도 하향조정 조건은 ▲영업이익률 지표 0% 미만 ▲순차입금의존도 지표 35% 초과가 지속할 경우로 조정됐다.
결국 영업적자가 지속하는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난해 9월 기준 36%에 달하는 차입금의존도를 낮추지 못하는 한 신용등급 하향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도 있다.
이같은 상황에 일부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선 손실을 감수하고 LG디스플레이의 투자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한 외국계 기관투자가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8월 발행한 약 8130억원 규모의 외화CB 가운데 일부를 최근 15%의 할인율을 적용한 가격에 매각을 시도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자산운용사 한 곳이 해당 CB에 대해 약 50억~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했으나 회사의 실적 발표 이후 투자를 접기로 결정했다. 해당 CB에 투자할 경우 오는 8월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갖지만, 전환가액(1만9845원)이 현 주가(약 1만800원) 대비 상당히 높게 형성돼 있어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해당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할인율이 높게 책정돼 투자를 고려했으나 회사의 리스크를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며 “회사의 실적 전망이 상당히 부정적인데다, CB를 매입해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도 당분간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투자 검토를 접기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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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4월 2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