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파이낸셜 스토리' 과제로...각 CEO 성과평가 엿볼 기회로
SK 파생 딜 따낼 IB, PEF 등 자본시장 플레이어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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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최태원 회장이 내린 숙제 제출에 고심 중이다. 최태원 회장의 핵심 경영 가치인 '딥 체인지' 설계 주제로 내려진 가운데, 각 계열사들의 재무적 성공 스토리 제시가 과제로 내려졌다. 각 계열사들도 내부 회의는 물론 주요 IB, 컨설팅사 등을 만나며 아이디어 짜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내달 4일 ‘파이낸셜 소사이어티(Financial Society)가 바라본 상장사’ 등 복수의 주제로 비공개 자체 세미나를 연다. 그룹 내 가장 큰 평가자리인 ‘이천포럼’ 준비를 위한 일종의 '이천서브포럼'이다. 그룹 주요 상장 계열사인 SK(주),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등 내 주요 임원진들이 참여하는 비공식 세미나로 전해진다. 외부 투자은행(IB) 및 M&A 전문가 등의 평가를 취합해 듣고 논의하는 자리로 전해진다.
오는 8월 예정된 SK그룹 내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이천포럼은 그룹내 가장 큰 내부 행사로 평가된다. 지난해 이천 포럼의 논의 주제가 ‘딥체인지의 이해(Understanding Deep Change)’ 였다면 올해의 주제는 ‘딥체인지의 설계(Designing Deep Change)’로 정해진 상황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017년 “격변하는 시기에 SK 구성원들이 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한국 사회 발전에 기여하려면 비즈니스 관점을 크게 넓혀야 한다”고 제안한 이후로 매년 전 계열사 CEO들과 3박4일간 난상토론하며 한 해 경영 계획을 짜는 자리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각 계열사들은 올해의 주제에 맞춰 내려진 '재무 스토리(Financial Story)' 설계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각 계열사들도 자사의 성공 사례 위주로 보고를 준비 중이다. 계열사 내 미래 먹거리 발굴, M&A 등 투자 계획, 자산 활용방안과 같은 전통적인 재무적 요소 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 등도 종합해야하다보니 고심이 더 깊다는 후문이다. 이천포럼이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그룹내 가장 큰 행사고, 계열사 CEO들의 성과평가(KPI)에도 영향을 미치다보니 사내 전략 및 기획부서에선 한 해 중 가장 바쁜 시즌으로도 거론된다. 그룹내에선 “그레이트 컴퍼니가 되면서도 그레이트 가치도 창출하자는 논의가 오가는데 사실 맥락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푸념도 나온다.
SK그룹에서 파생될 M&A 등 거래 수수료를 수익원으로 삼는 IB, PEF 등도 그룹의 전반적인 동향을 살피기 좋은 기회로 평가된다. 특히 주요 거래의 주관을 따내야 하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특별한 보수 없이도 계열사들의 자료 준비를 돕는 등 활발히 물밑에서 협업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슈로 M&A에 좋은 기회가 있다보니 각 계열사들의 대비 상황 및 집중 분야에 대한 논의도 있을 테고 IPO 혹은 비주력 자산에 대한 매각 등 유동화 계획도 발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그룹 관계자도 "재무적투자자(FI)를 잘 골라서 딜을 성사한 사례, 혹은 FI 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사례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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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5월 2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