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보 특허 바탕으로 베트남 직접 생산 나설 듯
상용화 초기·수율 이유로 가격 조정 가능성
삼성디스플레이 "외부기관 거친 합당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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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의 피투자기업에 대한 ‘저가 기술이전’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허 제휴를 바탕으로 이른바 ‘접는 유리’에 대한 주요 기술을 가져와 해외 생산라인에 직접 양산할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다.
독점 기술이 시장에 상용화되기 전의 통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창업자의 수고로 기술력을 확보한 IT기업을 미리 인수, 저가에 원천 기술을 흡수했다는 비판도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도우인시스와의 기술제휴 내역을 공시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핵심 기술인 ‘박형유리 가공 특허 및 노하우’를 상호 통상실시권(특허사용권)으로 제휴했다. 로열티는 기본적으로 90억원을 4회에 나눠 지급한 후, 2030년까지 매출에 따라 합산 270억원 한도에서 추가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했다.
사업경쟁력 강화가 체결 이유로 제시됐지만, 실질적으론 삼성디스플레이의 해외 생산 본격화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에는 1개 라인(15만대)의 생산능력만 갖춘 뒤 베트남 라인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특허 사용권 확보를 통해 베트남에 11개의 생산 라인을 갖추고 약 2000만대에 가까운 생산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논란은 형평성과 금액대에 집중되고 있다.
명시된 계약 조건으로는 도우인시스 측이 ‘UTG 가공기술’을,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자동화/정밀검사기술’을 각 상대방에 제공한다. 하지만 삼성이 제공하는 기술은 다소 포괄적으로 기재됐다는 평가가 따르는 반면, 도우인시스는 갤럭시Z 플립에 적용된 ‘SAMSUNG UTG’ 브랜드의 사용 기술이 그대로 적시됐다.
90억원의 가격에 대해서도 의문의 시선들이 따른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시장 가능성에 대비해 기본 로열티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내용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조단위의 투자가 들어가고, 조단위의 매출을 올릴 비즈니스에 90억원이 기본 금액으로 체결된 것은 단순하게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때문에 아직 본격적인 상용화가 되지 않음을 이유로, 삼성디스플레이가 QNED(QD Nano LED Display) 기술을 확보하던 때처럼 산정 기준을 조정하거나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소가 많았다는 해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술 이전에 있어 과한 금액을 산정해주긴 부담스러웠을 거라는 분석도 제기한다. 현재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수율은 시장성을 갖췄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많다. 때문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도 이를 자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설비투자 집행이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기술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진 못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도우인시스의 지분을 꾸준히 늘려오며 구설에 휩싸인 이력도 있다. 삼성은 신기술투자조합(SVIC) 펀드를 활용해 도우인시스 지분을 48.2%까지 늘려 최대주주에 올랐다. 기존 경영진과 일부 VC, 그리고 '슈퍼개미'로 알려진 1명의 개인주주 지분만 따로 인수해온 인수 방식이 논란에 섰다. 납품 관계를 활용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일부 지분만 확보해 손쉽게 경영권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이번 기술제휴와 관련해 외부기관 평가 산정을 거쳤기 때문에 적절한 금액이 산정됐다는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3개의 기관 평가를 통한 공정한 산정이 있었기에 문제될 부분이 전혀 없다” 며 “이번 계약을 계기로 양 사가 서로 기술을 제공해 폭넓은 협력을 도모하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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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6월 02일 16:1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