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대표주자 자신한 SKT는 소외된 모양새
비통신 강화 선언 3년…전략적 방향 모호 평가도
수익성·영향력 동시 주문하지만…"선택과 집중 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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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이달 1일부터 월정액을 납부하면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했다. 쇼핑, 웹툰, TV, 클라우드, 북 대여 등 콘텐츠 이용은 물론, 네이버페이 사용시 추가 적립 혜택을 주는 등 금융 서비스와도 연계해 유료 고객 확보에 돌입했다. 일종의 '아마존 프라임' 모델을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교롭게도 해당 사업 모델은 SK텔레콤(SKT)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프라임'이란 서비스로 시작했다. 보안(ADT캡스), 커머스(11번가), OTT(웨이브), 모빌리티(T맵 및 T택시) 등 비통신 자회사 및 서비스를 갖춘 만큼 이를 연계할 사업모델로 꾸려졌다. 기존 통신 고객은 물론 해당 서비스들의 이용자를 묶어 접근성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출범했지만 큰 반향을 불러오진 못했다는 평가다.
#최근 SKT는 글로벌 공유차 업체 우버와 조인트벤처(JV) 설립 등 협력방안을 두고 논의에 돌입했다. 모빌리티 업계에선 각 사의 '네임밸류'를 두곤 기대감도 나왔지만, 정작 실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우버의 경우 주력인 카풀 모델이 국내에서 불법화되면서 사실상 한국 시장에 진입에 실패했다. 즉 우버와의 협력이 국내에선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오히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히다보니 SKT도 체면치레 용으로 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박한 평가도 나온다.
코로나가 산업계 전반을 흔든 가운데 역설적으로 플랫폼 업체들이 시장의 각광을 받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대표주자들의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정작 통신분야 1위 사업자이자 사물인터넷(ICT) 선두 기업을 내세운 SKT는 투자자들의 선호군에서 소외된 모습이다.
경쟁사들은 각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원플랫폼’ 전략을 점차 구체화하고, 외형 뿐 아니라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반면 SKT는 여전히 비통신 분야 전략을 구체화하는데 실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플랫폼 비즈니스가 점차 시장에 안착할수록 SKT의 추격은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가 증명하듯 일정 정도 시장에 정착한 플랫폼, 콘텐츠 기업들이 시장의 선호를 받으며 재무적 성과와 무관하게 큰 폭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인정받는 사례도 관측되고 있다. 이를 통해 투자유치 혹은 IPO 등을 통한 독자적인 자본 유치도 수월해지는 추세다. 대기업 뿐 아니라 스타트업 업체도 고객 확보를 위해 초기 출혈경쟁을 불사할 정도로 경쟁강도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그간 SKT의 경쟁력의 원천이었던 통신1위 사업자로서의 지위와 이를 통한 막대한 현금흐름이 미래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더는 담보하지 않는 상황이다.
오히려 SKT 내에서 “비통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도 적자도 내지 않겠다”는 기조가 짙어지면서 선두권과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전사 차원에서 비통신 강화를 선언한지 3년여가 지났지만, 코로나 여파가 회사 역량의 실체를 드러낸 중간평가가 됐다는 지적이다.
투자자 사이 고질적인 질문이었던 SKT를 '통신주'로 보느냐 '성장주이자 기술주'로 봐야하느냐를 둔 정체성 문제도 다시 한번 수면위로 오르고 있다. 다른 통신 담당 애널리스트는 “빠른 기간 내 확장성이 필수인 플랫폼 등 미래 사업과 안정성, 배당,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중시하는 통신업은 전혀 다른 업”이라며 “회사의 구호와 무관하게 주주구성상 여전히 외국인 주주 지분이 절반이고 이들은 대부분은 배당과 안정적 수익을 목적으로 통신주에 투자한 주주들이라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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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도 이런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간지주사 설립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통신 사업을 분사 후 재상장해 해당 부분을 선호하는 투자자를 분리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편 논의도 어느새 수면 아래로 접어든 상황이다. 일각에선 그룹 내 헤게모니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SKT가 자사의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하게 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 확보와 동시에 비통신 분야에서도 좀 더 면밀하게 선택과 집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회사는 대표적인 비통신 브랜드로 내세운 11번가와 웨이브가 해당 사업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사례도 꾸준히 언급된다.
11번가는 국민연금 등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한 이후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며 수익성 경영에 돌입했다.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대규모 적자 경쟁에 선을 긋는 효과도 있었지만 존재감도 이와 비례해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투자자들의 지분을 되사주거나 IPO를 진행해야할 시점은 다가오고 있지만, 정작 SK그룹 내에서 11번가의 역할에 대한 정체성은 옅어지고 있는 셈이다. 투자자 사이에선 SKT가 쿠팡 등 타 경쟁사들과 합종연횡을 통해 좀 더 적극적으로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거나, 매각을 재추진해 해당 재원을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다른분야에 투자하는 등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OTT서비스도 웨이브도 지상파와 연합해 'K콘텐츠' 확장을 내세웠지만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들의 독주 속에서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회사도 비공개 간담회 등에서 JTBC와 CJ 등 콘텐츠사들의 웨이브로의 합류도 자신한다 밝혔지만, 두 업체가 서로 손을 잡아 독자 OTT를 발표한 머쓱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디즈니·AT&T 등 글로벌 사업자와의 연합도 자신했지만 오히려 답보상태다.
다른 통신 담당 애널리스트도 "지난해부터 11번가를 시작으로 전사가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로 전환하면서, 적자를 내지 않고 성과를 내야하다보니 진입은 하되 적극적으로 뛰어들진 않는 '애매한' 사업들이 늘고 있다"라며 "자회사들의 각 서비스들이 서로 융합한다기보다 여전히 따로 논다는 느낌이 강한 점도 고질적인 한계"라고 지적했다.
사내 공통 전략 방향이 모호하다보니 사업부별 과도한 성과 경쟁으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신사업 부문을 이끌 외부 인사 영입에서부터 잡음이 나오기도 했다. SKT는 지난 2018년 CVC 대표 및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계열 L캐터톤 이사를 지낸 허석준(Charles Huh) 씨를 전무급으로 영입, 미디어 콘텐츠 부문을 맡겼다. 입사 당시 강루가(Luke Kang) 월트디즈니 북아시아대표와의 인연을 강조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입사 이후로도 디즈니와 협업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했지만, 정작 개인적으로 사이가 원만하지 않은 점은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일화다. 실질적으로 해당 업을 이해하기보다 네임밸류에 기대다보니 벌어진 해프닝으로 회자된다.
한 자문사 관계자는 “내부 출신 인사와 IB 출신 인사를 경쟁시키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정작 IB업계에서도 허위 보고 등 여러 문제가 있던 인물을 컨텐츠 분야 얼굴로 내세운 건 이해가 안됐다”라며 “IB 업계 현역에 있는 몇 명에게만이라도 평판 조회를 했으면 해당 부문에 해당 인사를 영입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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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6월 0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