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5조원 이상 목표로 진행되던 政 출자들
결성 부담과 협소한 투자처 약점 '가속화'
매칭 난항 예상되자 'SI 짜내기'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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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지속적으로 꺼내 들며 투자 시장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하반기 또다시 '유니콘'과 '신산업'을 강조하며 1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예고하고 나섰는데, 현재 출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펀드마저 조기 결성 승인을 내어주는 상황에서 유의미한 결성과 투자 집행이 이루어질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 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진행하며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 하반기 1조원 조성 계획을 언급했다. 이는 앞선 중소기업벤처부(중기부) 업무보고에 기반한 내용으로, 유망 벤처와 창업 자금 지원 재정을 확대(2조1000억원)한다는 골자 안에 포함됐다. 투자처는 디지털·바이오·그린 뉴딜·비대면 등 정부가 ‘미래 유망 분야’로 규정한 분야의 벤처기업이 될 전망이다.
새 펀드 조성은 연초부터 주창돼온 ‘벤처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발표됐다. 이미 2조5000억원의 모태펀드 결성 목표를 꺼내든 주무부처 중기부가 3차 추가경정예산과 기존 모태펀드 전환액 2000억원을 더해 총 40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이밖에 정부는 창업기반 지원자금과 특례보증 등 각종 금융 지원을 병행하고, 일부 펀드의 경우 4월 이후 투자분 손실액 보상 등의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배정 예산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거론되고 있는 핵심 펀드 사업들이 실효성을 갖출 수 있을까에 대한 시장의 우려감은 계속되고 있다. ‘결성액’과 ‘투자처’가 두 가지 약점 요소로 지목된다. 양 축 모두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정책성 자금이 투입돼 진행되는 출자사업은 모태펀드 이외에도 한국성장금융과 산업은행이 진행하는 성장지원펀드(2조5000억원), 그리고 각종 기관들이 출자액을 더하는 성장사다리펀드(1조8500억원), 기술혁신전문펀드(2800억원) 등 과거 대비 규모가 늘고 있다. 모두 사업 개요에서 ‘혁신 기업’, ‘신기술’, ‘혁신 벤처’를 언급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태펀드 세부 계정 속에도 '혁신성장-혁신인프라', '스케일업', '창업 초기' 등 상당 부분 유사한 형태의 펀드들이 누적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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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수와 출자 금액이 늘어난다는 것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실상은 반대로 돌아가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벤처기업의 밸류에이션은 양극단을 오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대형 민간 LP 관계자는 “정부 주도로 유동성이 끌어올려졌지만, 그렇다고 펀드들의 콘셉트에 맞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도 어렵다는 분위기”라며 “투자 수요가 몰리는 일부 스타트업은 이미 기업 가치가 과다하다고 판단되는 곳들도 많고, 회사 측에서 역으로 펀드를 골라 받는 경우도 많아 단순히 자금만 많은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 위축으로 인해 정책성 LP들이 결국 조기 결성 지원책을 꺼내든 사례도 우려 지점이다.
최근 한국벤처투자와 한국성장금융, 산업은행 등 정책성 LP들은 진행되는 출자사업들에 관해 패스트클로징 제도를 도입했다. 결성액의 70%만 채워도 이후 추가적인 책임을 묻지 않는 형태는 기관들의 결성 종결에 대한 부담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현재까지도 캐피탈 사를 비롯한 민간 LP들은 자금 집행에 극도의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당초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 계획 수립 단계에서도 관련 실무자들 사이에서 이런 결성 관련 의문들이 제기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결책으로 언급됐던 방안이 SI(전략적투자자)를 데려오는 방법이었는데, 이는 최근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게임업계 간담회에서 “넷마블, 크래프톤 등이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에 출자한다”고 밝히며 실제로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주요 대상 기업은 중기부가 지난해부터 시장 상생을 위해 나선다며 협약을 맺고 있는 ‘자상한 기업(자발적 상생 협력 대기업)’들 10여 곳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출자기관 한 관계자는 “정부 발표 자료에는 항상 총 사업 기간 동안의 출자액을 합산해 조 단위 금액부터 부각됨으로,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도 하반기 몇 조를 더 늘려 강조할지는 알 수 없다”며 “자발적 상생 협력 대기업 기업들에는 4대 은행은 물론이고, 네이버나 삼성전자 같은 기업들도 포함돼있는데 이들에게 억지로 출자 요청을 한다고 해서 유의미한 유니콘 사례가 나올지는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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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6월 2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