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TF는 여전히 활동 중…기업가치 '30조원' 거론도
LG화학 "여유 있다" 반응이지만…재무개선·투자금 조달 불가피
글로벌 PEF들, 재출회 가능성 두고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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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와 기업가치 격차로 잠정 중단됐던 LG화학의 배터리 분사 작업 재개 여부에 투자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분사 및 배터리 법인의 상장(IPO) 이전 투자 기회를 엿보는 글로벌 PEF를 중심으로 네트워킹 마련에 분주한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LG화학은 여전히 특정 시점을 정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기업가치 극대화 시점을 고심하고 있다. 점차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고 글로벌 선두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투자 재원 마련은 시급해진 상황이다. 사모펀드들 사이에선 올해 하반기부터 양 측이 투자유치를 두고 본격적인 줄다리기를 다시 벌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글로벌 PEF를 중심으로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의 분사 및 투자유치와 관련해 회사 접촉 및 내부 스터디에 돌입했다. LG화학은 “공식적으로 투자 유치 작업이 재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부터 결성된 사내 태스크포스(TF) 등은 해체하지 않은 채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은 연 초 배터리사업부의 분사 및 투자유치를 두고 실무 작업을 이어갔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글로벌 PEF와도 초기단계 논의를 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상반기 겹친 코로나19 여파와 이로 인한 기업가치 이견 등으로 구체적인 협상까지 나아가진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수 글로벌 PEF만 초청해 저울질했던 LG CNS의 지분 매각 거래와 유사하게 글로벌 네트워킹을 갖춘 운용사가 초청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내부적으론 고객사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일부 지분참여도 고려하고 있다.
LG화학 측은 연초만 해도 독립 배터리사업부의 기업가치를 최소 20조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상 상대 측에서 해당 기업가치를 두고 난색을 보이며 본격적인 절차론 이어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올해 들어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기준 세계 1위(SNE리서치 집계)에 올랐고, 테슬라(Tesla) 등 굵직한 업체도 고객사로 끌어들이며 영향력을 넓힌 점은 호재로 분류된다. 하지만 여전히 이익 측면에서 적자를 기록하다보니 적정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예고된 올해 2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LG화학이 다시 한 번 투자유치를 물밑에서 시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선 LG화학이 최소 30조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기준을 ‘글로벌 시장점유율 25%, 영업이익률 5%’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LG화학이 올해 4분기에서 내년 초부터 해당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회사 입장에선 투자유치를 서두르기보다 시장 확장에 공을 들이는 게 기업가치 극대화 측면에서 더 유리한 상황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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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LG화학의 녹록지 않은 재무 여력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경고음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S&P(A-→BBB+)에 이어 올해 2월엔 무디스(A3→Baa1)까지 연이어 과다한 차입금과 이로인한 재무부담을 거론하며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나섰다. 국내 신용등급의 경우 아직 ‘AA+’로 우량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신평사의 등급 하향 트리거(총차입금/EBITDA 3배) 조건을 넘나들고 있는 점은 부담 요소다.
향후 투자 규모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현재 연산 70기가와트시(Gwh) 수준으로 추정되는 생산량을 올해 말 100Gwh, 내년 기준 120Gwh 까지 늘리겠다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선 통상 1Gwh 증설 당 약 700억원의 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한다. 이를 고려하면 증설로만 내년까지 약 3~4조원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간 회사채 조달 등을 통해 투자비를 마련해왔지만, 회사의 부채비율이 지난 2017년 53.3% 수준에서 지난 1분기 113.1%까지 높아지는 등 여력은 줄어든 상황이다.
LG화학이 기존 기조대로 물적분할을 결정할 경우, 신규 배터리 회사가 투자비를 유가증권시장 등에서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만큼 자금 조달 창구를 다변화할 수 있다. 또 글로벌 기관 등 큰 손들이 최근 환경·사회·거버넌스(ESG) 기조 강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화학업과 친환경 요소가 강한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분리하는 게 투자자 유치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 측면에서 LG화학이 배터리 생산 캐파(CAPA)를 고려할 때 삼성SDI보다 밸류에이션을 높게 받지 못하는 이유도 결국 LG화학이 밀려드는 수주량을 감당할만큼 재원 마련이 가능할 것이냐는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자업계에선 LG화학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초부터 분사 및 상장(IPO) 업무를 재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업가치를 둔 이견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확장세 및 글로벌 핵심 생산망에 참여할 기회일 것이란 긍정적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국내 대기업발(發) 거래에서 대규모 자금 투입을 검토할 만한 유일한 매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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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7월 0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