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전후 4개월 평균 주가 기준 상속·증여세 내야
주주 눈치에 억지스런 주가 누르기 어려워
“근래 삼성전자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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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는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유지가 핵심이다. 결국 모든 문제는 고(故) 이건희 회장이 들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4.2%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로 귀결된다. 오너 일가나 그룹은 삼성전자 주가가 너무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다. 국내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인데, 최대주주 주식에 대한 할증평가까지 더하면 최고 65%까지 오른다.
현 시점에서 삼성전자 지분 4.2%는 대략 15조원어치로 세금으로만 10조원 가까이 내야 한다. 사망 시점 전후 2개월간, 총 4개월 평균 주가로 상속세가 결정된다. 유족들은 이 회장의 사망 이후 6개월째 되는 달인 내년 4월 말까지 상속세 신고를 완료해야 한다. 향후 2개월 간 삼성전자 주가 흐름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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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남은 두달여 정도, 삼성전자의 지상 최대 과제는 안정적(?)인 주가 관리가 됐다.
과거처럼 오너 승계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주가 상승을 억누르는 조치는 이제 불가능하다. 삼성그룹은 이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홍역을 치르는 중이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다시 시작됐다. 삼성전자 지분 55%를 들고 있는 외국인 주주들은 여러번 경고 신호를 보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 이런 일을 도맡았던 미래전략실도 사라졌고, 이재용 부회장의 이미지도 개선해야 하기 때문에 또 다른 논란을 만들기보단 순리에 따르려고 하지 않겠나”라며 “유사한 움직임이 다시 보인다면 제2, 제3의 엘리엇이 등장해 일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6만원 돌파 후 여러차례 하락 반전하며 '6만전자'로 불리고 있지만 앞으론 주가가 올라갈 개연성이 커 보인다. 오너 일가의 상속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가 배당을 늘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3분기 실적발표와 컨퍼런스콜을 통해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7년 10월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향후 3년간의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3년이 지난 만큼, 올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
산업적으로도 내년에 반도체 2차 빅사이클이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주들 사이에 가득 차 있어 이미 주가 상승을 점치는 증권업계 전망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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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주가 관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대형 인수합병(M&A) 발표 정도다. 2017년 배당 계획 발표에서 3년간 미래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해 매년 9조6000억원가량을 배당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대규모 M&A를 위한 자금은 주주환원 재원에서 제외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룹 안팎에선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업 M&A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올해 들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선 엔비디아의 ARM 인수(400억달러) 같은 초대형 M&A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인텔 낸드사업부를 약 9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국내 기업 중 최대 규모 M&A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사업 확대를 선언한 이상 관련 기업의 대규모 M&A는 언제든 이뤄질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네덜란드와 스위스를 방문하면서 NXP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주목받았다. 인수하려면 수십조원이 들어가야 하는 딜(Deal)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순현금은 대략 90조원 정도다.
외국계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투자는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회사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필요한 선택”이라며 “단기적으론 보유현금 상당 부분을 소진해야 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불거지겠지만 장기적으론 투자자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룹 안에서 M&A가 이뤄질 수도 있다.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43.4%)나 오너 일가가 들고 있는 삼성SDS(17.3%) 지분은 언제든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또는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가 인수할 수 있다.
이 역시 리스크는 있다. 자칫 지배구조 개편 테마 편승에 삼성전자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부회장의 재판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여러모로 부담이 될 소지도 충분하다.
재계 관계자는 “M&A를 한다고 해도 불확실성이 워낙 크고 이제는 주주와 여론도 신경써야 한다”며 “올해 남은 기간 주가가 최대 이슈가 될텐데 회사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도 변수다. 버라이즌은 삼성전자에 5G 네트워크 장비 구축에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의 부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통신업계 1위이자, 세계 1위(매출 기준) 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과 8조원에 육박하는 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미국 대선 이후 부양책 효과는 물론 미중 관계 회복 여부도 삼성전자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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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0월 2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