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포저 줄인 GS·대림 등은 상대적 수익 개선
주택 중심 더 가속화…'신사업 화두' 확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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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의 해외 사업 위상이 변하고 있다. 길어지는 코로나 사태와 저유가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면서, 해외 부문 손실을 줄인 건설사들이 이익 방어에 성공하고 있다. 호조세를 띄었던 주택시장으로 무게를 더 옮기고, 신사업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이 커질 전망이다.
3분기 주요 건설사(현대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GS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의 실적은 명암이 엇갈렸다. 대림산업과 GS건설, 포스코건설은 영업이익이 10% 내외로 증가하며 지난해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 반면 삼성물산, 대우건설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약 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은 영업익이 41.5% 줄었다.
수익성이 악화된 건설사들은 공통적으로 해외 부문에서 타격을 입었다. 현대건설은 3분기 해외 현장에서만 약 1100억원의 추가비용을 반영해야 했다. 약 500억원의 아랍에미리트(UAE) 미청구공사 대손처리와 판관비 대손충당금 등이 발생했다. 대우건설 역시 오만 두쿰 정유시설, 알제리 부그줄 신도시 건설공사 등 주요 현장에서 미청구공사 문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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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앞서부터 대형 건설사들의 3분기 실적에 대해 경고음을 냈다. 해외 익스포저(Exposure)를 줄여 손실을 미연에 방지한 곳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코로나 사태가 확대되던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해외 현장의 지연 비용 문제는 상반기 내 끝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띄어가던 국내 확진자 양상과는 달리, 이라크·UAE 등 주요 중동 사업장의 백만명당 확진자는 7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두바이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도 30달러 후반선까지 내려앉으며 발주처들의 지급 여력을 깎았다.
한 증권사 건설 담당 연구원은 “문제는 공사 지연에 따른 비용 감내가 어디까지 갈 지 모른다는 점”이라며 “현대건설은 이미 2분기에도 대형 프로젝트인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에 추가 원가를 반영했고, 대우건설 등 전통적으로 해외 비중이 큰 건설사들도 상황이 비슷해 연말까지 실적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최근 4년간의 수주물량은 200억달러(약 22조 5220억원) 수준으로 과거 대비 줄었으며 큭히 올해 발주 여력이 크게 꺾였다. 해외 손실 위험이 확대되면서 건설사들은 상대적 호황을 보였던 국내 주택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이는 건설사들이 주택 수주잔액을 쌓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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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과 포스코건설은 특히 해외 익스포저가 미미한 반면, 주택 이익이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채산성 위주 수주를 유지했고, 추가원가 발생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2년 내 주택이익 대비 해외공사 추가비용 추정치 비율에서 대림산업은 10%에 미치지 못하며 주요 건설사 중 이익방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이미 해외 수주 비중을 30% 이하로 떨어뜨리며 3위를 기록한 GS건설은 주택부문 매출총이익률(GPM)이 25.2%를 기록하며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분양물량은 3분기 누적 2.2만세대로 연간 3만세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까진 이같은 '주택 중심'의 현상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전체 분양 물량 중 주요 건설회사의 비중은 오는 연말 50만세대를 넘기며 전체 분양 물량의 3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 강화 속에서 중단기 착공 물량이 줄고, 연간 원가율이 약 3% 가까이 상승중인 점은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때문에 GS건설과 현대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실적발표에서 모듈러주택, 신재생에너지, 스마트 시티를 화두로 꺼내들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GS건설처럼 M&A를 통해 연결로 수익이 잡히기 시작한 경우를 말고는 업계에 신사업 성과라고 말할 만한 것이 뚜렷하지는 않다”면서도 “주택으로 방어하고 있는 실적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라도 사업 다각화는 내부에서 비중있게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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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1월 01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