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건설 非자동차 진출
친환경차·수소 생태계 투자
비수익 사업·인력 문제 최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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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시대 들어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의 신사업 진출 의지도 커지고 있다. 최전방에 위치한 현대차와 기아차, 모비스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사업 성과는 가시화 중이다. 반면 기존 내연기관과 비자동차 부문을 담당하던 계열사의 역할은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그룹 전반이 대전환을 맞이한 만큼 이들의 존재 가치도 검증대에 설 가능성이 높다. 현대제철과 현대건설 등 계열사도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접점을 찾는 분위기다. 내년부터 미래사업 성과 창출과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그룹 차원 사업재편이 가속화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10월 정의선 회장 선임 이후 한 달여 만에 글로벌 테크 기업과의 굵직한 거래 소식이 이어진다. 완성차 업계이선 현대차가 외부 협력을 중심으로 미래 모빌리티 연합체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자율주행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을 미래 사업으로 제시한 바 있다. 구심점에는 미래사업 투자의 핵심인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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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제철과 현대건설 등 비(非)자동차 계열사들이 그룹 비전을 따라 역할 찾기에 분주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인수합병 및 외부 기술협약을 통한 신사업에 수십조원 투자 의지를 밝힌 만큼 현대차의 보폭은 계속 넓어질 것"이라며 "동시에 그룹에서 신사업과 거리가 먼 계열사의 입지나 중요성은 점점 옅어질 수 있어 존재감을 드러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차 비전에 발맞춰 차세대 수소 생태계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도 올해 신사업으로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설과 스마트시티 투자 계획을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수소비전 2030을 통해 2030년까지 수소차 생산능력을 연 50만대까지 확대하고 수소기반 에너지 생태계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현재 제철 공정에서 연간 3500톤 규모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25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이를 10배 규모인 3만7000톤까지 키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수소 인프라의 한 축인 충남 서산 부지에 500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에너지 기반 스마트시티 구축을 준비 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도 그룹 비전에 부합하는 신사업 영역으로는 현실적인 판단이라는 평이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올 한해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 현대건설 모두 동시다발적으로 시장조달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다"라며 "올해가 그룹의 미래 사업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지목된 만큼 신사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실탄 확보로 보이지만 어느 것도 구체화하지는 않은 상황"라고 평가했다.
미래 사업과 보폭을 맞춘다는 점 외에 실질적인 성과에 대해서는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아직까지 그룹의 수소전략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고 수소 연료전지 등 발전사업도 가시화하기 전"이라며 "수소 관련 신사업에서 매출액을 이야기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룹 수소비전에도 불구하고 각 계열사 별로는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사업에 뛰어드는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다.
전방산업인 친환경차 사업에 핵심 기술력을 보유하지 않은 이상 신사업의 수익성 확보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수직계열화에 나서고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주력사업을 대체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미스매칭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수소에너지 사업은 특히 2030년까지는 데스밸리(죽음의 계곡)이 예고된다"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내년 이후 미래사업 가시화에 발맞춰 그룹 내 사업재편 등 교통정리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사업에 신속하게 대응하기에는 몸집이 비대하다는 지적도 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관련 사업부나 관련 인력 문제도 거론된다. 현대차뿐 아니라 일부 계열사 역시 저수익 사업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노조 반발에 부딪혀 자연감소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기존 내연기관 및 비수익 사업부와 관련 인력 문제가 최대 고민거리일 것"이라며 "내년부터 중복사업 정리 및 통합 등 방식으로 현대차 부담을 줄이고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교통정리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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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1월 17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