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관, 부동산을 주가 부양안 핵심으로 꼽아
리츠 AMC·호텔 개발 사업 통해 가치 키우는 KT
"조직 일원화 시 그룹 기업가치 견인 용도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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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을 통해 부동산 유동화에 적극 나서며, 다수의 유휴자산을 보유한 KT의 움직임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근 KT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점도 국내외 기관들이 부동산 활용 방안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보유한 부동산 전문 자회사·리츠 AMC의 사업 확장이, ‘통신사’ KT의 수익성과 주가를 끌어올릴 주요 축으로 자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7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최근 KT의 부동산 자산 규모와 시가총액 간 역전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날 종가 기준 KT의 시가총액은 6조 3189억원을 기록했는데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장부가 기준으로 약 5조원, 공정가액으론 약 7~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증권사는 올해 들어 시가 기준 10조원에 가까울 정도로 그 가치가 올랐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자연히 국내외 기관들의 눈은 KT의 부동산 활용 전략에 집중되고 있다. ‘통신사’의 기업가치를 바라보는 기관들 사이 시각차는 존재하지만, 주가 부양의 핵심 키워드라는 것에는 공통적인 시선을 보낸다. 실제로 최근 SK그룹의 리츠 AMC 예비인가 신청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KT의 부동산 사업 동향을 다시금 알아보는 움직임이 분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 들어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 속에서 주가는 약해졌기 때문에, KT의 주가 반등 요인 중 하나로 부동산을 중요하게 꼽는 기관이 많다“며 “외국 기관은 팔아서 배당하라, 국내 기관은 반대로 조직을 일원화시키고 투자도 받아라 등 의견차가 있지만 결국 내포하고 있는 가치만큼은 인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통신 공기업이란 독특한 지위 속 인프라 구축을 지속해온 KT는 지난 2011년 리츠 자산관리회사(KT AMC)와 구조조정 리츠(CR리츠)를 통해 전국 각지의 전화국 기지를 수익화하기 시작했다. 용산지사·강동지사 등 장부가액이 높은 곳들을 편입시켜 자산 매입 후 임대(세일 앤 리스백) 형태로 임대수익을 내고, 최근 들어 청량지사·공항지사 등 수도권 부지를 매각하는 등 차익 실현에도 적극이다.
전임 황창규 회장의 취임 이래로는, 이들 부지를 이용한 자체 개발사업도 한창이다. 자회사 KT에스테이트를 활용해,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레지던스(을지지사), 안다즈 서울 강남(신사지사) 등 유휴부지를 새롭게 탈바꿈시켰다. 내년엔 송파지사 부지에도 호텔을 오픈할 예정이다.
향후 인터넷데이터센터(Internet Data center, IDC)의 활용도가 오르면, 또 다른 수혜를 볼 수 있을 기업으로도 꼽힌다. IDC는 특히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각광받는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데, 지난해 미국 등지에서 IDC리츠의 누적 수익률이 크게 오르며 주목 받았다. KT는 네이버와 함께 하이퍼스케일(서버 10만대 운영) IDC를 운영하게 될 주요 사업자로 취급된다.
다만 사업성이 떨어지는 일부 지방 토지와 용도제한 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수도권 유휴부지의 경우 상당수가 수익성이 뛰어난 중심지에 위치한다. 자연히 개발 선택지의 폭이 넓다. 다만 차익을 내기 어렵다거나 청산 시 원매자를 구하기 어려울 일부 지방의 부지들과, 통신사업 영위를 위해 부지의 용도제한이 걸린 토지는 쉽사리 수익화에 나설 수 없다.
KT는 우선 지방 부지에서 임대주택 사업과 오피스∙복합시설 개발을 통해 사업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유휴 자산 개발에 대한 디벨로퍼들의 관심이 더욱 커진 만큼, 속도가 붙으면 정체된 그룹의 가치를 키울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KT 전체의 기업가치를 키우는 방법 중 하나는, 흩어진 부동산 사업 관련 조직과 자산을 통합시켜 분사하는 것"이라며 "SK텔레콤 모델처럼 상장까지 갈 수 있다면, 조 단위 밸류에이션도 힘들이지 않고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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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1월 29일 07:00 게재]